◆◆ 2018년, 정석 백석봉(졸두르코스)
해발 1170m의 백석봉은 정선군 북평면에 있는 산이다.
백석봉은 그 이름처럼 흰색 봉우리인데, 그 색이 검게 변하면 비가 온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백석봉은 오대산에서 흘러내린 오대천이 굽이굽이 이곳 백석봉에 이르러,
가리왕산 8경중의 하나인 명승 장자탄(숙암계곡)을 이루고 있다.
백석봉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상의 풍경을 품고 있다.
백석봉 정상에 서면 맞은편으로 우뚝 솟은 가리왕산과,
2018년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장이 있는 중봉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봉우리가 한 눈에 펼쳐진다.
그리고 발아래로 굽이굽이 숙암계곡의 여울이 조양강과 남한강과 만나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봄이면 산철쭉이, 여름이면 울창한 원시수림이,
가을이면 오색의 단풍이, 겨울이면 가리왕산 중봉의 하얀 설원이 압권이다.
특히 백석봉 아래에는 백석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데,
신라시대 고승이었던 자장율사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하였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내가 처음 이곳 백석봉에 오를 때는 무더위가 한창인 2013년 7월 중순경이었다.
한창 TV로 항골돌탑마을이 알려질 때라 이 마을을 구경할 겸해서 이곳을 들머리로 산행을 했었다.
워낙 숲이 우거지고 습한 숲길을 오래 걸어야 해 꽤 힘들었었다.
그럼에도 다시 찾은 이유는 정상에서의 풍경이 그 어떤 산보다 특히 빼어났기 때문이다.
졸두루코스에의 풍경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 때문이다.
졸두루코스의 산행은,
졸두르교를 건너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졸두루교를 건너도 등산안내표지판이 없어,
처음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다소 당황하게 될 것이다.
다리 입구 주유소에 물어 안내로 다리를 건너 우측방향으로 가야함을 알 수 있었다.
우측으로 얼마 못가서,
승용차 2대 정도의 주차장이 있기는 하나,
주차는 가급적 다리를 건너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
차량금지차단기와 백석봉 4.4km 이정표를 지나 임도를 약 0.5km를 가면 등산안내판이 나오고,
여기에서 작은 개울을 건너면 본격적인 백석봉 산행이 시작된다.
산행은 계곡 옆을 따라 비스듬히 올라간다.
이내 몇 개의 너덜지대를 지나면 간이쉼터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 마을을 조망할 수 있다.
잠시 쉰 후 약 45여분을 오르면,
자장율사가 백일기도를 드렸던 백석암터가 곳곳에 흩어진 제 1쉼터가 나온다.
이곳뿐만 아니라 제2쉼터에도 작은 샘이 있는데 먹기에는 부적합하다.
백석봉 1.2km 이정표를 지나 서들 지대에서부터 급경사가 시작된다.
여기까지 다소 지루할 정도로 완만하게 오르던 길이 서들 지대를 지나면서 급해진다.
발목까지 낙엽이 쌓여있고,
미끄러운 비탈길이 백석봉 0.6km 이정표까지 약 40여분 이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등산로 내내 산돼지 자취가 있어 가능한 단독산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리를 지르거나 스틱을 부딪치는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졸두루코스로 산행을 하다보면 곳곳에서 만나는 곳이 서들지대이다.
흔히 이 지대를 서들 혹은 너덜이란 단어를 사용하는데,
너덜은 돌이 많이 흩어져 있는 비탈을,
서들은 산기슭이나 산중턱에 돌들이 무더기로 넓게 흩어져 있는 곳을 일컫는 말이다.
어쨌든 백석봉 산행은,
이런 4개의 너덜 혹은 서들지대를,
지그재그 갈지자로 돌아 올라가는 코스라 할 것이다.
졸두루코스와 항골코스가 만나는,
갈림길이정표에서 정상까지는 야생화의 보고다.
우리나라 고유특산식물이 노랑갈퀴를 비롯하여,
은대난초, 꼭두서니 등 다양한 야생화가 분포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측으로 약 0.3k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는 백석봉은 이 산의 주봉은 아니다.
주봉은 이곳에서 약 50분 거리의 해발 1,238m의 산이다.
백석봉에 도착하면 먼저 보게 되는 것이 하늘이다.
정상 아래가 바로 천길 낭떠러지기라 정상표지석 위의 푸른 하늘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가만히 옆을 돌아 올라가면 이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환호하게 된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물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고,
앞 쪽으로 가리왕산 줄기가 평풍처럼 펼쳐져있다.
옹기종기 초가집 지붕처럼 보이는 산봉우리들,
그리고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흐르는 계곡의 푸른 물,
정상은 비록 뜨거운 햇살이 백석에 반사되어 무더위를 더할지라도,
언제까지라도 머물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정상에 서는 즐거움은 산행의 또 다른 묘미이다.
오롯하게 혼자만이 느끼는 마음의 감동이자 자유로움이다.
온통 땀과 고통의 순간을 참고 인내하지 않으면 설 수 없는 곳이 바로 정상이기에 그렇다.
사는 동안, 헤아릴 수 없는 도전과 스트레스를 받지만,
좋은 얼굴과 말로 참고 인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삶에서 그래도,
오롯히 자신의 의지만으로 정상에 우뚝 설 수 있는 단 하나의 기회이자,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서가 아닐까?
◇ 등산상세여정
11:38 졸두루교 도착 - 산행들머리 탐색 -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진행
11:57 차량출입금지차단기(백석봉 4.4km 이정표) - 차량주차 후 임도 따라 산행시작
12:04 등산로안내판(0.5km, 7분) - 직, 백석봉 3.9km - 임도 끝, 개울 건너 본격적인 산행 시작
12:30 서들간이쉼터 - 등산로를 따라 이런 너덜지대를 여러 곳 지나야 한다.
12:49 제1쉼터(1.1km, 45분) - 직, 백석봉 2.8km - 자장율사가 백일기도를 드렸던 백석암터,
13:46 제2쉼터(1.1km, 57분) - 직, 백석봉 1.7km 항골 6.9km
14:05 백석봉 1.2km 이정표(0.5km. 19분) -
14:44 백석봉 0.6km 이정표(0.6km, 39분)
15:02 갈림길이정표(0.6km, 18분) - 좌, 백석봉 0.3km 우, 항골 5.2km
15:21 백석봉(해발 1,770m, 0.3km, 19분) - 정상풍경 압권, 사진촬영 및 휴식 25분
15:56 갈림길이정표(0.3km, 10분) - 우, 졸두루 4.4km 직, 항골 5.2km - 우로 진행
16:25 제2쉼터(1.4km, 29분) - 직, 졸두루 3.0km
16:50 제1쉼터(1.4km, 25분) - 직, 졸두루 1.6km
17:32 차량출입금지차단기(1.6km, 42분) (왕복 9.4km, 5시간 56분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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