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혼자라는 생각이 든다.
세세년년 새해와 새날이 밝아오지만 그조차 우울하다.
딱히 경제적으로 쪼달리지 않더라도 왠지 해가 더해질수록 마음이 쪼달린다.
한해를 보내도 인생은 오히려 더해지기보다는 더 어려워지고,
부모나 아내그리고 자식들보기에도 초라해지는 기분이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까? 라는,
물음표에 도무지 어울리는 해답을 내릴 수가 없다.
어렸을 때만 해도,
자유로운 어른이 부러웠고,
20~30대 때에는 경제적 인격적으로 우위에 있던 50~60대가 부러웠지만,
막상 50~60대가 된 지금은 마치 하루하루가 너무나 빨라,
현실에서 버려지는 듯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 수많은 일과 경험을 해왔음에도,
삶이란 현실을 제대로 살기란 참으로 녹녹하지 않다.
아직 버티고는 있지만 점차 현실에서 격리되어가고 있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주변을 돌아보면,
굳이 실직이 아니더라도,
건강이 나빠 어쩔 수 없이 일을 못하는 사람도 넘쳐난다.
내가 어렸을 때에, 20~30대에 그렇게 부러워했던 사람들이,
어느 사이엔가 실세에서 밀려나 주변인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명예와 자존심이 오뚝했던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서글픈 처지에 놓인 것이다.
찾아오는 사람도 줄어들고 어디 찾아가봐야 반겨줄 사람도 없다.
멀지않아 그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일 것이다.
새해가 오면,
늘 새로운 각오를 한다.
곁으로는 쑥스러워도 속으로는 이를 악물고 의지를 다진다.
그러나 이 역시 현실을 뛰어넘기란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싶어서다.
누가 뭐라 해도,
꿈을 잃은 사람이 그 얼마나 초라하고 외로운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감히 사랑이라든가,
행복이라든가 하는 거창한 것은 아닐지라도,
내가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만큼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은 것이다.
미래란 한치 앞도 보지 못하는 곳이라, 욕심이나 뜻하지 않는 사고로,
그 사람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건강할 때,
아직 능력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여유롭게 살고 싶어도 늘 마음이 조급해진다.
<사람은 어떻게든 산다.>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이겨낼 수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미리 좌절하거나 주저앉아 있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주어진 일상의 모든 일들을 열심히 하노라면,
그 결과가 인생이란 과실로 맺히게 되는 것이 순리다.
푸치킨의 시처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참고 견디면 분명,
언젠가 기쁨의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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