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어머님과 송어회

소우(小愚) 2017. 8. 17. 12:20

    ◆◇ 어머님과 송어회

 

    토요일 아내와 어머님을 뵙고 왔다.

    그리 멀리 계신 것도 아닌데 뭐 그리 바쁜 일이 많다고 차일피일 가지 못했다.

    늘 나보다 먼저 전화를 주시는 어머니인지라 고마움도 고마움이지만 그보다 죄스러움이 더 크다.

    며칠 전인가 안부전화만 하시던 어머님께서,

   “내가 살터이니 다함께 송어 회를 먹으러 가자.”라고 말씀하신다. 

    순간 “송어 회를 드시고 싶어 하시는 구나.” 싶었다.

 

    마침 토요일 회사에서,

    환경수로 심은 복숭아나무에서 복숭아를 수확했다.

    정성스럽게 기른 유실수라 속구기 삼아 틈틈이 따먹고도,

    해마다 직원 모두가 나눠 먹을 만큼 풍족히 열린다.

 

    복숭아를 수확하여 동료들과 나눴는데,

    불현듯 송어 회를 드시고 싶다하시던 어머님이 생각나,

    오늘 수확한 싱싱한 복숭아도 드리고 저녁이나 함께할까 싶어 조금 일찍 올라갔다.

    때마침 작은 형도 일찍 퇴근하신다 한다.

         

    인근에 사는 여동생과,

    고향에 사시는 누님께도 전화 드렸지만 사정상 못 가신다고 한다.

    그래서 복숭아만 전해드리고 작은형 내외분과,

    이승복기념관을 지나 계방산 운두령 밑 남우수산으로 향했다.

 

    워낙 회를 좋아하셔서,

    요통으로 아파하시면서도 무척이나 맛있게 드셨다.

    진작 사드릴 걸 늘 바쁜 탓만 하게 되는 나의 불효에 가슴이 아리다.

    살아계실 때 하는 효도가 진짜라는 말이 생각난다.

 

    송어는 연어과에 속한다.

    그래서 주로 민물에서 서식하다,

    바다로 나갔다가 산란을 위해 다시 모천으로 회귀한다.

 

    송어라는 이름의 유래는,

    살결이 소나무(松)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였다고 전해진다.

    등 쪽은 짙은 청색 또는 작은 흑색점이 흩어져있으며,

    양옆은 은백색으로 몸은 길고 좌우로 납작한 편이다.

    비늘은 작고 112~114개 정도이며, 등지느러미 뒤쪽에 기름지느러미가 있다.           

 

    이곳 평창송어는,

    196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양식에 성공하였다.

    그린 천정 지역인 평창은 수질이 깨끗하고,

    수온이 적당하여 송어를 기르는데 최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매년 겨울이면 평창송어축제가 열릴 정도로 송어의 맛이 특별하다고 한다.

 

    다른 지역의 송어보다,

    주홍빛 살이 쫄깃쫄깃한데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감칠맛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특히 이곳 계방산운두령에는 요즘 방영하는,

    미운우리새끼 토니안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선비촌도 있다.

 

    송어회는,

    주로 송어덮밥으로 먹는다.

    커다란 그릇에 얉게 썬 양배추를 비롯하여 온갖 채소를 넣은 다음,

    들깨가루와 콩가루, 참기름 그리고 초장을 넣고 참기름을 넣은 뒤,

    비벼서 먹으면 저절로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물론 생선회를 먹듯이,

    간장에 와사비를 넣고 찍어서 먹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지만.......

    곁들여 송어튀김과 푹 끓인 송어매운탕은 송어의 감칠맛을 그 풍미를 더한다.

 

    그리고,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운 송어구이도 그 식감이 일품이라 한다.

    어쩌면 한 끼 식사로는 다소 비쌀지도 모르지만,

    맑은 물과 공기가 흐르고 계곡의 우거진 숲 속에서 정을 나무며 가족들과 함께,

    오순도순 먹는 시간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싶다.

 

    어느 누군가의 말처럼,

    돈을 벌고 명예를 얻어 성공하려는 이유도,

    가족과 더 행복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 이 저녁식사가 어머님께 작은 위로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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