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는 아름다워야 한다.
참으로 오랜만이다.
아내와 대화를 나누면서 즐거워보긴 말이다.
결혼 전 데이트하던 그 때를 제외하곤 기분 좋게 말을 들어준 것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함께 살아오면서 싸우기만 한 것도 아닌데,
왜 이제야 이런 편안한 대화가 가능한지 모를 일이다.
아마 그것은 서로가 소중함과 필요성을 자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린 서로 대화하는 방법이 틀렸던 것 같다.
사람이 주제가 되어야함에도
거의 대부분이 돈에 관련된 이야기라 서로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신뢰의 문제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풍족하게 채워주지 못하는,
마음의 부담감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서로가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무엇보다 부부의 소중함을 잊은 탓이다.
삶을 돌고 돌아보니 결국 제자리더라. 라는 말과 같다.
잘났느니 못났느니 다투지만 막상 그것을 이해하고 챙겨주는 사람도 서로인 것이다.
막상 지지고 볶고 살아도 그 순간이 지나고나면,
여전히 얼굴을 마주보며 함께 울고 웃어야하는 사람인 것이다.
내 얼굴에 묻은 더러움처럼 내가 닦아줘야 빛나는 운명공동체인 것이다.
탓해봐야 누워서 침 뱉는 격이다.
살아오면서 그동안 어려움이 왜 없었겠는가?
그것은 비단 남편인 나뿐만 아니라 아내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부부는 때로는 서로에게 애물단지처럼 귀찮은 존재이지만,
어려울 때는 서로의 희망인 것이다.
오죽하면 전생에 원수사이어야 부부의 인연이 된다는 이야기도 생겨났겠는가?
진정한 부부는 어려움을 함께 겪음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완전한 사랑은,
결혼을 통해 완성된다.
결혼 전에는 <서로만을 사랑할 것이다.>는 믿음으로 결혼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관심이 줄어들면,
마치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이기적이 된다.
부부뿐만 아니라,
양육이나 양가문제에 이르기까지,
다툼이 잦아 대화자체가 부담스럽고 딱딱해진다.
이처럼 사랑은 위기를 넘어서야 완성으로 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의 참모습은 위기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부부의 참모습도 위기를 넘긴 노년에 가야 볼 수 있다.
어쩌다 서로를 부축하며 걸어가는 노부부의 모습에서,
부부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것처럼 말이다.
무엇인가 해주기를 바라기보다는 원하는 것을 해주려는 마음이 아름다운 것이다.
이처럼 서로 맞춰 살면 만사가 행복하다.
부부는 닮는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 같은 곳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잠자리에서 같은 사랑을 하고, 같은 마음으로 같은 꿈을 꾸기 때문이다.
성공과 실패도 함께하고 기쁨도 슬픔도 함께였듯이,
서로의 인생여정 역시 서로 다를 수 없다.
이처럼 부부는 아름다워야 한다.
< 사진 : JTBC 최고의 사랑, 김숙 윤정수, 박수홍 황석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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