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5년, 대관령 단풍 즐기기

소우(小愚) 2015. 10. 26. 10:30

     

 

●● 코스 : 상제민원-주막터-제왕산임도-금강소나무둘레길-대관령옛길-주막터-상제민원

 

                  

      단풍과 개울이 만나면 그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인다.

      비록 서리에 시들어 말라비틀어져도 그 나름대로 형형색색의 고운 빛깔이 사라지지 않는다.

      마치 자신의 아름다움을 물에 비춰보듯이 잔잔한 여울목에 옹기종기 모여든다.

 

 

                       

       아직 채 물들지 않은 푸른 단풍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머물면 스스로 떠날 준비를 한다.

       제 몸을 불살라 지난 시간동안의 고달픈 삶을 고운 빛깔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하산하던 어느 등산객의 말처럼,

       오늘 내가 걸은 이 등산코스는 대관령등산 명풍코스라 할만하다.

       쭉쭉 뻗은 금강소나무와 어우러진 붉고 노란 단풍은,

       등산 내내 가던 발길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세상과의 이별은 단지 사람만의 일은 아니다.

     세상과 연맺은 살아있는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면 마치 숙명인양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인지,

      가을 들녘이나 산에 울라 오색영롱한 단풍을 보면,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고 숙연해진다.

 

 

 

      어쩌면 단풍의 떨어짐이,

      반드시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바람에 의해 이곳저곳 흩날리다가 썪어 옥토를 만드는 한 줌 거름이 될지라도 우린,

      그 의미를 다하는 순간마다 왠지 가슴 시린 이별을 해야만 한다.

 

 

 

     오늘도 난 그 언젠가처럼,

     대관령을 걸으며 나란 의미를 되색이게 된다.

     홀로, 또는 누군가와 동행이 되어 이 길을,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웃음으로, 때는 원망과 반성으로 그렇게 걸었듯이,

     그렇게 누군가의 곁에 내 마음이 머물렀으면 좋겠다.

 

 

    

     거친 바람이 나에게만 불어오겠는가?

     모두에게 한결같은 바람이 유독 내게만 거칠게 느껴짐은,

     지금 내게 닥친 현실이 너무  버겹기 때문 아닐까?    

 

 

 

     너무 자신의 무게에 짓눌러 살려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오늘처럼 이렇게 대관령이 전해주는 세상과 자연의 의미를 들으면서 말이다.

 

 

 

      깊은 산 골짜기에도 햇살을 비추고, 어둡고 힘든 삶에도 희망은 있는 법이다.

       스스로 원하고 찾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음이 세상의 이치다.

 

 

 

    단풍의 그 붉은 빛처럼,

    열정을 다해 사노라면 비록 내 생이 다할지라도 의미는 남을 것이다.

    나를 기억하는 그 누군가의 가슴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