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5년, 삼척 무건리 이끼계곡

소우(小愚) 2015. 8. 17. 16:10

 

 

 

   ●●● 2015년 삼척 이끼계곡

 

    산정에 조 600석을 뿌려도 될 만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육백산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황조리와 신리 무건리에 걸쳐 있는 해발 1,244m의 산이다.

 

    무건리 이끼계곡은,

    이 육백산 허리춤쯤인 가을 단풍이 절경인 두리봉과,

    삿갓봉 사이 계곡인 성황골에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입산통제로,

    은근슬쩍 가야만 했던 이끼계곡은,

    2014년 6월부터 입산통제로부터 해제되어,

    이끼가 자란 태초의 신비를 보기 위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이어 찾고 있다.

 

 


    하지만 난 이런 사실을 안지 며칠 되지 않았다.

    오지계곡에 휴가를 다녀온 후유증인지 문득 이끼계곡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검색한 후에야 알았다.

 

    이끼계곡으로 가는 길은,

    동해IC 진출 후 단봉삼거리에서 태백방면으로 26.1km 이동 후 좌회전하여 3.6km 올라가야 한다.

    서둘러 일요일 휴일을 택해 새벽같이 집을 나서 산기리갈림길에 도착했지만,

    상수원보호지역을 알리는 현수막뿐 그 어디에도 이끼계곡을 알리는 이정표는 찾을 수 없다.

 

 

 

    너무 이른 시간 탓이라,

    등산지를 물어볼 사람을 찾아 도로를 따라 서행하는데,

    마침 밭으로 가는 노부부를 만날 수 있었다.

 

    성황골를 들머리로 계곡트레킹으로 무건리로 올라가고 싶었는데,

    들머리는 알지 못했고, 이끼계곡은 석회광산을 지나올라가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다시 네비게이션을 태영EMC로 수정하여

    이 회사를 지나 입산통제소에 이르렀지만 몇 집 없는 마을은 고요 그 자체다.

 

 

 

    차량출입금지 표시판은 있으나,

    차단기는 설치되어 있지 않고, 입산통제 안내판은 있으나 사람은 없다.

    길 옆 공터에 차를 주차한 후 입구에서 한참을 망설이는데 올라오는 차량 3대가 연이어 보였다.

    차를 세우고 물으니 차가 갈 수는 있으나,

    일방통행이라 마주치면 피할 수 없어 걸어가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여기서부터 이끼계곡가지는 편도 왕복 7.5km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비록 시멘트포장도로지만 꽤 급한 오르막길을 굽이굽이 약 1.2~1.3km 20여분 정도 올라야 국시재에 이른다.

    이 곳에서부터 완만한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다 농가가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는 곳이 나온다.

    농가 맞은편 도로를 따라 소나무들이 시원하게 쭉쭉 뻗어있고,

    시야가 뚫린 우측으로 태백준령이 시원하게 솟아있다.

 

    약 20분 정도 가면,

    소나무가 듬성듬성한 산이 보이는데 그 아래가 바로 이끼계곡이다.

 

 

 

    이끼계곡을 알리는 이정표에서 우측으로 내리막 오솔길이다.

    그 후 계단식 흙길과 나무계단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태크계단을 내려서면 이끼계곡이다.

 

    이끼계곡은 애써 찾을 이유가 없다. 

    그 근처에 이르기만 해도 사람들의 감탄과 함성소리로 요란하니까 말이다.

    처음 마주치는 이끼계곡의 풍경은 이끼 가득한 7~8m의 암벽을 뚫고 내려오는 주름치마 모양의 폭포다.

    그리고 온 몸을 휘감고 도는 시원함과 귓가로 들려오는 물소리의 청량함이다.

 

 

 

    비록 거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많은 비가 내리지 않은 요즘이라 그 물줄기조차 고맙다.

    좌측 절벽에 있는 밧줄을 타고 오르자 물안개가 자욱한 계곡풍경은,

    그저 신비하기만 한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첩첩산중 깎아질 듯한 절벽에,

    뚫린 석회동굴 이끼계곡은 이끼와 폭포로 싱그러운 초록세상을 보여준다.

    숲으로 가려진 하늘, 지옥문 같은 석회동굴 옆으로,

    푸른 이끼와 폭포, 쪽빛의 소에 이르자 냉기로 오싹하다.

 

    용소굴과 납닥소라 이름 붙여진,

    태고적 자연의 모습이 그저 신비할 뿐이다.

 

 

 

    이끼계곡 풍경에 푹 빠져 있다보니 시간가는 줄 잃을 정도다.

    이끼계곡을 나와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올라오자 산허리에는 아직도 안개가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 원래산행계획은,

    성황골로 하산하는 것이었으나,

    들머리를 찾지 못해 주차 된 곳으로 되돌아가야 함이 아쉽다.

    원점인 산불감시초소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30분,

    다시 성황골로 가고 싶어 산불감시원에게 물었지만 알지 못했다.

 

    요청컨대 삼척시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이정표와 계곡트레킹안내판을 마을진입초입에 설치하여,

    이끼보호와 안전에 힘써줬으면 좋겠다.

 

 

 

 

    ○ 산행일시 : 2015년, 08월 16일 

    ○ 산행코스 : 산불감시초소-국시재-이끼계곡-국시재-산불감시초소

    ○ 소요시간 : 총 7.5km 약 2시간 50분소요(편도3.75km, 등산->1시간 05분, 경치관람->47분, 하산->58분)

    ○ 등산여정   07:08 산불감시초소 도착(등산여부 결정 못해 20여분 지체)

                    07:28 산불감시초소 출발

                    07:50 국시재(22분, 포장도로 끝점 및 비포장도로 시작점, 5대 정도 주차가능)

                    08:06 농가갈림길(16분)

                    08:25 이끼계곡이정표(19분, 우->이끼계곡)

                    08:33 이끼계곡 도착(08분)

                    09:20 이끼계곡 출발(47분 경치관람)

                    09:33 이끼계곡이정표(13분)

                    10:03 국시재(30분)

                    10:18 산불감시초소(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