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믿음 그 위에서.

소우(小愚) 2014. 9. 22. 10:20

  

  사람은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아는 게 있다.

  그것은 누가 나를 좋아하는지 혹은 싫어하는지 아는 것이다.

  어쩌면 본능에 가까운 행동일지 모르지만 바로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에서도 그렇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유익한 사람을 가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배신이나 사기와 같은 손해를 보는 것은,

  이익이라는 흑막이 그 진실의 눈을 가리기 때문일 것이다.

 

  믿음은 마음에서 비롯되고 신용은 주변 환경에서 비롯된다.

  정을 교류할 때는 믿음이 중요하지만, 돈과 같은 재물을 교류할 때는 주변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그것은 정이 약해서가 아니라 잘못하면 재물과 사람을 다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가족이나 친구일 경우 되돌려 받으려는 마음에 앞서 그냥 준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그래서 나쁘고 위험한 것일수록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지 않는 법이다.

 

  흔히 하는 말 중 돈이 사람을 속인다는 말이 있다.

  돈은 귀신도 부린다는 격언처럼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인식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한도를 정해야하겠지만 돈은 지킬 능력만큼 가지는 것이 현명하다

  여유도 좋지만 분에 넘치면 오히려 자신을 헤치는 요물로 변하기 쉽다.

  그래서 그 돈을 삶이 아닌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욕심을 내려놓는 것도 때가 있다.

  아마 그 순간은 자신의 삶에 대한 경험이 쌓였을 때다.

  나름대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누적되어 미래에 대한 판단이 어느 정도 눈에 보일 때나 가능하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좌절이고 포기라 비난할 런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누구나 스스로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성찰 없이는 욕심을 내려놓기란 쉽지 않다.

 

  삶은 늘 자신에 대한 갈등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일지라도, 상황이나 경우에 따라,

  믿음의 정도가 다라질 수밖에 없음은 불문가지다.

  그렇기에 믿음도 마음이란 요물이 만드는 일종의 갈등의 산물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실에 맞게 소중한 사람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차라리 상대방이 액션을 취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을 것이다.

 

  믿음은 새로운 변화를 통해 시험받는다.

  요즘 탤런트 김보성이나 개그우먼 김국주에 의해 유행하는 의리의 한 단면이기도 하지만,

  마음속에 간직한 소중한 사람일수록 배려와 이해,

  그리고 희생을 통해 믿음을 지키는 성숙한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내게 화를 내고 잔소리하는 사람일수록 소중히 해야 한다.

  참고 인내하는 것 역시 믿음으로 가능하니까 말이다.

 

  사람은 늘 자신의 입장과 처지에서 남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남을 알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상대방 편에 서려는 마음을 가지지 않고서는 믿음을 얻기란 어렵다.

  내 눈이 아닌 상다방의 눈으로, 내 마음이 아닌 상대방의 마음으로 나를 봐야 진정한 나를 알 수 있다.

  이해니 배려니 하는 입 발린 소리보다 단 한번일지라도 상대방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진정 상대방으로부터 믿음을 얻는 길이다.

 

  상대방으로부터의 믿음에 대한 확인은 적당히 하는 것이 좋다.

  믿음에 대한 확인은 상대방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흔들림에 대한 자각일 뿐이다.

  마음으로 믿지 못하면 함께해 온 지난 세월 소중한 시간들이 무슨 소용 있으랴.

  의심은 상대방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허약함에서 비롯됨으로,

  자신의 마음부터 먼저 단속함이 옳다.

 

 

 

 

 

'^*^ 낙 서 장 > 나의 명상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면(假面)  (0) 2014.10.08
삶과 절망(絶望)  (0) 2014.10.06
세상의 힘  (0) 2014.09.16
손잡고 가기  (0) 2014.09.16
오해할수록 외로움만 깊어진다.  (0) 201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