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서민의 시선

영웅이 필요하다.

소우(小愚) 2014. 5. 29. 09:56

 

       초등학교 다닐 때가 생각난다.

       어려서부터 나는 유난히 책을 좋아했던 것 같다.

       내가 위인전은 처음 접한 건, 춘두목에 한우종축장이 들어서면서 전학 온 친구의 집에서였다.

       소위 말하는 도시에서 이사 와서인지 그 친구 집에는 180권 위인전집이 책장에 가지런하게 꽂혀 있었다.

       그래서 거의 1년을 그 친구 집에 가서, 혹은 빌려서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삼중고의 천사>, <빛의 천사>로 불리는 헨렌 켈러,

       미국인으로부터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노예해방과 케티스버그 연설에 빛나는 에이브러햄 링컨이라든가,

       우리나라 국민으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위인인 한산도 대첩의 성웅 이순신 장군이나,

       한글을 창제로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한 세종대왕과 같은 위인들의 일생은,

       지금도 내 가슴깊이 남아있다.

 

       어쩌면 그들이 생존했던 시대는 고난의 시대이어서 그들의 삶이 더욱 빛났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세월호 정국>에서는, 민의를 결집하고 선도하여 이 난국을 타개할 영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지금 정국에서 거명되는 지도자치고, 민의를 결집할만한 능력을 가진 지도자는 눈에 띄지 않는다.

       아니 지도자는커녕 편법과 요령만 알아 처세에 뛰어난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의 가슴은 그 얼마나 아플까?

 

       요즘 <관피아니 법피아>니 하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권력과 명예가 곧 돈이라는,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경제지상주의가 만들어 낸 우리나라 고유의 권력지형이다.

       국민을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할 조직이, 령이 서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커질 것이다.

       그동안 국정철학의 공유를 위해, 작은 험은 눈감아 준 현실이 바로 <세월호 참사>일 것이다.

       국민의 지지와 성원은 바로 형평성을 잃지 않는 인사에 있는 것이다.

 

       국민 모두는 현 대통령이 오랫동안 국민들 마음속에 기억되는 대통령이기 바랄 것이다.

       대통령의 실패는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국민의 실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민의를 결집할 수 있는,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한 사람을 그 조직의 수장으로 인선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국정철학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국가의 발전이며 국민의 행복일 것이다. 

       나의 가치보다는 국민의 가치가 더 먼저임을 알아야 한다.

 

       흔히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러나 그것은 법은 악법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기 위한 주장에 불과하다.

       시대의 가치관에 맞지 않는 법이라면 어떻게든 바로잡아야지, 잘못된 법인지 알면서도 방치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그동안의 관행이 낳은 <세월호 참사>가 주는 교훈을 망각하면 안 된다.

       실패가 교훈이 되어야 성공을 가져다주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시내 게시판 곳곳마다 붙은,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면면을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온다.

       모두들 이런 저런 경력을 내세우지만, 어느 누구 하나 진정으로 시민의 손과 발이 될 사람은 눈에 띄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부조직 개편에 맞춘 첫 인선인, 안대희 총리후보자의 낙마로 대통령의 정국구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참에 새로운 총리나 장관은,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의 주인공 만큼은 아닐지라도,

       진정으로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마갈집 : 산골짜기 마을에서 그 골짜기 마지막에 자리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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