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더불어 사는 법

소우(小愚) 2014. 3. 6. 13:22

  

 

 

 

  ◆ 움켜쉴수록 도망가는 게 사람이다.

 

  내가 떠난 자리에 무엇이 남을까?

  따뜻한 온기라도 남을까? 아니면 차가운 바람이 채울까?

  자리를 연연하고 사는 건 아니지만 시간은 언제나 뒤를 돌아보게 한다.

  떠나고 잊혀짐도 숙명이라 치부하고 돌아서기에는 못다 간 내 발자국이 떠나지 못한다.

  가슴이 뛰게 하기에는, 모자람을 채워주기에는,

  내 가슴의 간절함이 부족했기에 이젠 그만 놓아버려야 한다.

 

  감정이 살아있는 사람이기에 그렇다.

  아무리 나의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이 나의 소유는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동물이기에,

  위험이 되는 것은 피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한 사람일수록 더 싸우고,

  더 싸울수록 서로에 대해 더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내 마음대로 내 요구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음이다.

 

  어쩌면 이별은 숙명이다.

  가장 크게 죽음으로도 헤어지지만,

  싸움과 같은 다툼, 추구하는 길이나 삶의 목적에 따라 헤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나로 또 때로는 상대방으로 인해, 원해서든 그렇지 않든 헤어져야 한다.

  그러나 정이 쌓일수록 몸을 헤어져도 마음은 헤어지지 못한다.

  그렇기에 만남보다 이별이 더 중요한 법이다.

 

  사막을 여행한 사람이 말하기를,

  갈증이 가장 심한 순간은 바로 오아시스가 보일 때라고 한다.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을 때보다,

  희망이 보일 때 사람은 더 많이 간구하는 것이다.

 

  사람도,

  함께 있을 때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배려해야 하는데,

  정작 우리는 감정이 앞서 그러지 못한다.

  공연히 자존심이나 체면 때문에 아파하고 후회할 짓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영원히 나와 함께 할 것처럼 말이다.

 

  움켜쥘수록,

  도망가는 게 사람이다.

  아무리 잘해 주려고 노력해도,

  그 노력이 상대방의 가슴에 닿지 않으면 그만이다.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다가가야지 일방적인 노력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다.

 

  사랑하고,

  소중한 마음이 앞서,

  지나치게 그 사람만 바라보면,

  오히려 부담스럽다 못해 간섭이나 구속으로 느껴진다.

  자유로움 속에 절제된 사랑을 해야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집착만큼,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어머니로서,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혹은 아내로서 남편으로서의 위치를 너무 고집해서도 안 된다.

 

  돈이나 명예,

  혹은 힘이나 지위보다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돈보다는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어머니가 가장 현명한 것처럼,

  마음의 정으로써 끈끈하게 맺어져야 오래가는 법이다.

  내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필요로 해서 찾는 사람이어야 오래간다.

 

  예로부터,

  친구가 아니면 차라리 적이 더 편하다고 했다.

  차라리 적이면 늘 경계하고 있어 위험으로부터 미리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뢰는 먼저 내게서 출발해야지 남에게서 출발하는 것은 아니다.

 

  늘 함께하는 사람조차 신뢰하지 못해,

  하는 일이나 행동마다 이런저런 간섭을 해서는 곤란하다.

  자신의 지위를 떠나 나의 입장이 아니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