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변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서로를 불편하게 한다.

소우(小愚) 2013. 3. 18. 11:51

 이 세상에서 살아있는 것들은 시간이란 흐름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흔히들 우리가 십장생이라 말하는 것들조차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변해간다.

 해도 달이 차면 기울고, 산이나 돌도 비바람에 깎여나간다.

 나무나 학 또는 불로초도 산불과 같은 천재지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물며 갈대와 같은 사람의 마음이야 오죽하랴.


 변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서로를 불편하게 한다.

 나이가 들면 그 나이에 적합하게 늙어야지, 동안(童顔)의 모습은 오히려 또래에서 따돌림 받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젊은이 같은 열정적인 사랑도 마음으로만 해야지 몸으로 원해서는 안 된다.

 자신도 안 되는 것은 남에게 요구함은, 자신을 위한 행동일뿐 남을 위함이 아니다.

 늘 함께 하는 사람과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 때가 가장 좋다.


 에메랄드처럼 빛나는 보석 같은 눈일지라도, 변화를 읽지 못하면 장님과 다를 바 없고,

 무쇠로 만든 심장일지라도 뛰지 못하면 그것을 심장이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아무리 뛰어나고 아름다운 육체를 가지고 있어도, 사랑의 따뜻함과 이별의 차가움을 느낄 수 없는 육체는 육체가 아니다.

 변화에 따라 마음이 변하고, 변하는 마음에 따라 육체가 변하고, 마음과 육체의 변화에 따라 삶이 변해야 한다.

 아이가 어른이 되듯, 삶이란 터전도 변화를 통해 성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생각이나 마음이 변화의 주체인지 모른다.

 왜냐하면 마음이나 생각은 그것을 품고 있는 내 자신조차 정작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그 변화를 짜증스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친구가 오늘 하루,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행동한다고 해서 친구가 아닌 건 아니다.

 소중한 사람을 대함에 있어,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마음에서 오는 불편함이 없다.


 어떤 사람은 추억을 평생 붙잡고 사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젊은 날 어쩌다 철이 없어 저지른 실수를 고문하듯 나열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다.

 이 모두는 사람은 누구나 경험에 의해 변해간다는 사실을 망각한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도 이미 그 당시와 달라졌음을 잊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나가버린 그 때의 잘못을 또다시 저지른 것도 아닌데, 남의 탓만 하는 건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시키려는 핑계에 불과하다.


 진심은 통한다.

 말없이 바라만 보아도 말이다.

 변함없는 사랑, 변치 않는 마음보다는, 나의 변화에 맞춰주는 사람이 더 좋다.

 그리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함께한다는 이유로, 서로를 간섭하거나 짐이 되는 사람보다는

 주어진 일상에서 끊임없이 관심과 배려를 해주고, 어려울 때 도움을 나눠주는 사람이 더 필요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