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관념이 차이를 만든다.

소우(小愚) 2013. 3. 19. 12:16

 관념(觀念)은 어떤 사물을 봄으로써 느끼는 생각이나 견해다.

 따라서 결국 사람마다 제각각인 것은 생김이나 모습의 차이도 있지만,

 그보다 관념의 차이에 따라 그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하겠다.

 관념이라는 것은 시시각각 다르고, 심리상태에 따라 다르며, 어떤 환경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마 사람에게 관념의 차이가 없었다면 언어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관념의 차이 때문에 사람 사이에서도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고유명사는 대부분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다.

 예를 들어 같은 돌이라도 그 형태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 다르다.

 큰 돌은 바위라 하고, 작은 돌은 자갈, 자갈보다 더 작은 것은 모래, 모래보다 더 작은 것을 흙이라 부른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로 어른이나 아이, 여자와 남자, 그리고 성이나 이름을 붙여 부르기도 한다.

 또한 같은 사물일지라도 지역이나 문화의 차이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념의 차이는 경험이 자람에 따라 더더욱 분명해진다.

 어른이 되서 보면 초등학교 때 보던 그 크고 넓던 운동장이 우리 집 앞마당처럼 작게 보인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꿈이 점점 커가면서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라면서 겪은 경험의 차이에 의해서다.

 어린 묘목이 자랄수록 가지가 더해지고 잎이 더해져 커다란 나무로 성장하듯이,

 사람의 관념 역시 주위환경 또는 받아들이는 지식이나 정보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동그라미를 하나 그려보자.

 어떤 사람은 그저 점 하나를 꼭 찍어놓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손이 돌아갈 수 있는 범위의 동그라미를 그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또 어떤 사람은 두 팔을 벌려 그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예 일어나서 걸어가면서 그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단지 동그라미를 그려보라 했음에도 말이다.


 이처럼 관념의 차이는 결국 어떤 사물을 보면서 느끼는 자신만의 생각이나 주장일 것이다.

 그렇기에 다른 생각이나 주장을 비난하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화장을 해도 나는 그저 나일뿐, 변하는 것은 단지 관념의 차이가 만든 생각일 뿐이다.

 단순하고 간결한 것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너무 누군가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허상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소중한 사람일수록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봐주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대접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