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괴로움은 잊기보다는 간직했을 때 더 의미가 있다.

소우(小愚) 2013. 2. 16. 11:23

 불교에서는,

 삶 자체를 고(苦)라고 했다.

 괴로움(苦)이란 몸이나 마음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운 상태다.

 그만큼 삶 그 자체는 즐겁고 행복한 순간보다 고통스럽고 괴로운 순간들이 더 많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즐겁고 행복한 순간은 대부분 짧게 느껴지지만, 고통스럽고 괴로운 순간들은 더 길게 느껴진다.

 그리고 감정이란 자주 접하면 무뎌지기에 행복하다는 느낌은 더 빨리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괴로움은,

 잊기보다는 간직했을 때 더 의미가 있다.

 물론 괴로움을 간직하라는 것은 마음속에 비수를 감춘 채 누군가를 해코지하라는 말이 아니다

 보약이 입에는 쓴 것처럼 괴로움을 보약삼아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으로 삼으라는 좌우명적인 의미다.

 괴로움도 자주 겪으면 익숙해지는 것처럼, 행복이나 즐거움도 괴로움을 통해 그 가치도 증명되는 것이다.

 따라서 괴로움이 자라 스스로를 헤치는 독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

 

 괴로움은 일종의 성장통이라 할 수 있다.

 성공이란 정상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겪어야하는 필수코스라 할 것이다.

 그리고 괴로움처럼 여겼던 것들이 경험으로 다져져 성공의 기반이 되어질 때 정상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힘들고 괴롭지 않으면 경험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괴로움은 삶에 있어 예방주사와 같다.

 

 물론 시기에 따라 괴로움의 차이도 분명 존재한다.

 한창 삶에 대한 의욕이 충만한 젊었을 때 겪는 괴로움과, 늙어서 겪는 괴로움은 분명 다를 것이다.

 또한 건강한 사람이 겪는 괴로움과, 매일매일 아픔으로 보내야하는 사람이 겪는 괴로움이 같을 수는 없다.

 희망이 아직 남아있을 때의 괴로움은 일종의 삶의 보약일 수 있지만,

 희망을 잃어버렸을 때의 괴로움은 단지 고통일 뿐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괴로움을 이겨낸 뒤 그 순간을 한번 떠올려보라.

 

 정말 괴로운 기억만 남아있을까?

 괴로움을 겪었던 그 순간에는 정말 뼈에 각인 될 정도였지만 지금도 과연 그럴까?

 아마 대부분 기억조차 희미해질 정도이거나, 아니면 오히려 빙긋 웃음이 나올 정도의 추억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 순간에는 어떻게든 괴로움의 순간을 벗어나면, 두 번 다시 괴로움을 겪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막상 그 순간을 넘기면 오히려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으로 남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력서에 좋은 기록만 남기고 싶어 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이력서에는 상황에 따라 마음에 차지 않는 이력은 빼거나 감출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나의 이력서는 어쩌면 괴로움이란 산고의 과정을 통해 써진 것인지도 모른다.

 괴로움을 타부시하거나 잊음은 나의 삶의 이력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므로 괴로움은 잊기보다는 유일무이한 보물인양 소중하게 간직하는 마음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