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부족함을 당연하게 여겨야 행복하다.

소우(小愚) 2013. 1. 7. 12:46

 사람의 욕망은 대부분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발버둥이기 쉽다.

 그것은 단지 물질적인 것에 머물지 않고 정신적으로도 부족한 것들을 채워가는 과정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나 도덕적 통념에 앞서, 스스로 만족해지 않으면 그 욕망은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의 만족의 가치는 늘 변한다는 사실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달라지듯이 오늘 만족한 것도 내일은 만족이 되지 못하기 일쑤다.


 그러므로 부족함을 당연시할 줄 알아야 행복하다.

 사람은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어도 살면서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 존재다.

 왜냐하면 내게 필요한 것들을 항상 몸 가까이에 지니고 다녀야 하는데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이미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급하면 아무리 돈이 많이 들어도 주변에서 사거나 구하기 된다.

 그러나 이성이란 제어장치를 가진 사람이라면 욕망에 이끌러 행동하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을 가치로 승화시켜 삶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족함은 어쩌면 살아가는 원천일 것이다.

 하나의 부족함을 채우면 또 다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나아간다.

 주마가편이라는 말처럼 부족함을 알아야 그것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다그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의 만족이 내일의 만족이 되지 못하고, 오늘의 부족함이 또 내일의 부족함으로 이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족함은 욕망이란 놈이 낳은 순간적이고 일시적인, 물질적 정신적 핸디캡(handicap)이 아니가 싶기도 하다. 


 스스로는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는 진실에 대처하는 자세다.

 만일 타인에 의해 잘못에 대한 지적을 받았을 경우, 그것이 아무리 진실이라 해도 흔쾌히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마음속으로는 수긍하면서도, 공연히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아, 도리어 화를 내거나 변명하는 경우는 흔하다.

 주어진 여건 또는 사회적인 위치 때문에, 진실을 알면서도 그것은 인정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처럼 물질적인 부족함이야 어느 정도는 노력으로 만회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부족함은 경험과 지식이 쌓여야  얻을 수 있음이다.


 나는 늘 후회하는 삶을 사는 것 같다.

 하지 않아야 할 일이나 말을 자존심 때문에, 의지를 잃고 무엇인가를 저지른 그 다음 날은 특히 그렇다.

 마지못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후회할 줄 알면서도 불쑥 내 뱉어진 약속 때문에 억지웃음 짓는 춘향처럼 말이다.

 이런 거짓된 말과 행동에 의해 나는 항상 부족함을 매우기보다는 그 차이를 벌리는 삶을 산다.

 이런 몸과 마음의 부족함이 늘 욕망이란 허울을 쓰고 나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부족함을 안다는 것은, 다름 아닌 그 부족을 채우려는 욕망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부족함은 한편으로는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행의 출발점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채워짐이 만족할 때는 행복이요, 반대로 그렇지 않을 때는 불행일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부족함을 일상처럼 흔한 일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부족함조차 넘어가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기보다는, 그 부족함조차 즐거움으로 여기는, 진정 내 삶의 의미를 만끽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