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2년, 영월 동강을 따라 백운산 산행

소우(小愚) 2012. 10. 15. 15:46

 

   ◇ 등산일시 : 2012년 10월 14일

   ◇ 등산코스 : 점재나루(07:10)-백운산정상(09:45)- 추모비(11:45)- 하늘벽유리다리- 연포나루(14:23)      

   ◇ 소요시간 : 총 7시간 13분(점심, 사진촬영, 휴식포함)       

  

 

 

 

 

   산행을 위해 오랜만에 새벽같이 일어난 것 같다.

   2010년 가을쯤인가. 한 달 내내 설악에 빠졌던 후로 모처럼 새벽에 일어났다.

   4시 25분에 일어나 물품을 하나하나 배낭에 담으며 준비하지만,

   아침 시간은 늘 그렇듯 화살처럼 지나간다.

 

   서둘렀지만 집에서 나선 시간이 5시 5분, 

   같이 가기로 한 일행을 태우고 강릉을 벗어났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진출하여,진부를 경유하여 영월 정선 방향 국도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길이 구불구불하고 어둠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관계로

   조심조심 운행할 수밖에 없었다.

 

 

 

   나전에 이르자 점차 어둠이 걷히면서     

   단풍이 물들어가는 도로 주변의 웅장한 산세와,   

   조양강의 아름다움이 한꺼번에 깨어나 달려오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정선에 접어들자 맞이하는 감동은 남다르다.

 

   역시 우리나라 최고의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한 정선군답다는 생각이 든다.

   유유히 흘러가는 동강이 만든 멋스러운 계곡과 기암절벽들,

   그리고 강가에 자리한 마을들,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눈을 즐겁게 한다.

 

   동강로를 따라 가다 점제다리를 건너

   백운산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7시 5분,

   차에서 내리자 갑작스럽게 한기가 흠칫 밀려온다. 

   서둘러 옷깃을 여미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서늘하다.

 

 

 

   주차비 4,000원을 내기 위해

   주차장표지판을 알리는 표지판에 써놓은 핸드폰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등산로 따라 오다보면 마당을 지나가야 되는데 그 집에서 내면 된다고 한다.

   주차비를 내면서 그 집 할아버지에게서 간단하게나마

   백운산등산 안내를 받은 후 밭길을 따라 등산에 나섰다.

 

   백운산 산행은 처음부터 오르막길로 출발한다.

   아침 햇살이 떠오르는지 동강을 따라 안개가 천천히 퍼지기 시작한다.

   약 20여분을 올라 전망대에 오르자, 동강은 물론 점재나루 전부가 안개에 덥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된 안개는 

   병매기고개를 지나 백운산 정상에 가까워서야 청명한 가을 풍경을 선사했다.

   백운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신선의 길인 듯 신비 그 자체다.

   안개 사이로 언뜻언뜻 들어나는 풍경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보는 듯 몽상적이다.

 

   우뚝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휘감아 도는

   구름의 바다 사이를 올라가는 듯한 기분에 험하고 가파른 길이 그리 힘들지 않다.

   조금씩 올라갈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들에 연신 카메라 앵글을 맞추느라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다.

   올라가다 뒤돌아보고 l뒤돌아보다 멈추기를 몇 번인가

   마침내 백운산 정상에 선 시간이 9시 45분, 2시간 30여분이 소요됐다.

 

   정상은 돌탑이 두개 자리한 사이로 백운산표지석이 자리하고 있는 그리 정상다운 정상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대로 앞 쪽은 틔어있어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우리일행은 정상에 약 10분 머물면서

   가지고 간 고구마와 컵라면, 파프리카를 나눠먹으며 간단하게나마 아침을 대신했다

   백운산은 정선에서 흘러나온 조양강과 동남천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동강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는 해발 882.5m의 산으로 동강의 전망대라 할 수 있는 산이다.

 

   정선군 운치리 점재나루에서 시작되는 백운산 산행은

   정상에오른 후 크고 작은5개의 봉우리들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독특한 등산로이며 등산을 하면서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과,

   주변 산들이 연출해내는 절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등산코스라 할 것이다.

 

 

 

   백운산 정상에서 나륜재까지는,

   미끄럽고 뽀족뽀족한 바위가 튀어나온 급경사를

   내려가야 하는 등산로로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동강의 물줄기를 따라 능선을 타고 내려가는 등산로는,

   오른쪽은 완만하나 왼쪽으로는 추락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서있을 정도로

   위험천만한 등산로이다.

 

   그래서인지 내려가는 내내 로프에 의존하거나

   나무를 붙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하기에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지만 그 길 따라 이어지는기암절벽의 풍경과 아슬아슬한 스릴은

   위험한 길임에도 말 못할 즐거움을 선사하 코스라 감히 단언할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러서인지 아니면 12시가 가까워서인지 서서히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륜재 바로 위 추모비가 자리한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 시간이 11시 45분이다.

   모두들 단풍명소를 찾아가서인지 여기 백운산은 너무나 한산하다,

   여기도 그런대로 단풍이 절정인데 왜 유명산만 찾아다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여기 추모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산행을 위해 올라오는 등산객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륜재를 지나

   철족령(52m)전망대에 도착하자,

 

   1박2일로 유명한 제장마을에서 올라온

   서울에서 온 등산객과 만나 단체사진을 부탁했다.

 

   순간 우리 일행 역시 제장마을로 내려갈까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계획대로 하늘벽유리다리를 거쳐 연포로 하산하기로 했다.

   여기서 하늘벽유리다리까지는 약 30여분 소요된다고 이정표에 써져있다.

   하지만 실재로는 좀더 걸리지 않을까 싶다.

 

   나는 1박2일에 너무 심취해서인지

   하늘벽유리다리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하늘벽유리다리에 도착하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바랐던 하늘벽유리다리

   깎아질 듯한 절벽사이를 이어주는 유리를 통해

   그 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다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저 그런 등산로에 놓여진 일반적인 다리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했다.

 

   거기에다 절벽 밑을 보기에는 이미 등산객들의 발자국으로 더려워져있었고,

   한쪽에서는 단체등산을 온 등산객들의 숲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 곳을 벗어나 연포로 하산하는 길은

   그동안 산행의 피로를 씻어주는 듯 치유의 숲길이다.

 

   여기 숲 속 낙엽위에 앉아 아직까지 남은 밥과 포도를 먹으면서

   잠시 달콤한 휴식을 취한 뒤, 연포 거북이 마을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43분,

   산행시간은 총 7시간 13분 정도 걸렸다.

 

   하늘벽유리다리 생태시험장 표지판 인근에서

   점재나루까지 가기 위해 콜택시로 전화하자 30여분 걸려야 도착한다고 한다.

   어디서 만나면 되느냐고 물었더니 연포나루까지 오라고 한다.

 

 

 

   이 곳 연포는

   영화 <선생 김봉두>, <터킹투하츠>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생태시험장에서 연포나루까지는,

   마을에 난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 걸어서 약 15분 정도 걸린다

   택시비 20,000원을 내고 점재나루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30분,

   정선 임계를 경유 강릉에 도착하자 오후 5시 2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