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억울함을 마음에 담지 말라.

소우(小愚) 2012. 6. 11. 14:29

세상은 요지경이라더니,

작금의 세상은 너무 이상스럽다.

어느 것이 옳은 것인지 지천명을 넘어서도 알 수 없다.

친구나 동료의 어려움을 들어도 귀머거리처럼 외면하기 일쑤고,

혹여 그런 말을 할 조짐이라도 보일라치면 미리 피해버린다.

 

살다가 혹여 억울함을 당해도,

돈 없고 힘 약한 사람은 하소연조차 하지 못한다.

분명 변호사도 있고, 시민단체도 있고, 각종 종교단체도 있지만,

그 모두 돈과 힘 앞에 자유롭지 못하다.

 

억울함은,

대부분 공정하지 못하다는 마음에서 생기는 감정이다

어떠한 의사결정이나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아무리 공정한다 한들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면 어떤 곳이던지 어느 정도의 분쟁은 필연이다.

 

하지만 문제는,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사회적 약자일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 억울함이 더 슬프고 마음 아픈 것일 게다.

 

 

그래도 억울함을 느낄수록,

어떤 방식이든 가급적 빨리 푸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화가 쌓이기 마련이고, 그 화는 결국 희망마저 앗아가 버릴 수 있다.

또한 당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억울함일지라도,

그것을 저지른 상대방에게는 그저 지나치는 대수롭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억울함을 당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억울함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로 인해 당할 손해와 보복이 두려운 것이다.

차라리 방관하는 편이 속 편하다.

 

그래서 아무리 불합리하고 억울해도,

속으로 감내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하고 모멸감을 느낄지라도, 억울함을 화풀이라도 할 수 있다면 어찌 한이 되겠는가?

그것도 감당할 수 있는 상대방이 존재했을 경우이지,

권력기관이나 불특정다수일 경우 그저 막막할 뿐이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친구나 일가친척들을 동원하다 못해,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돈에 팔촌까지 동원하지만,

그러다 결국 이길 수 없는 현실 앞에 서면 끝내 분노하다 못해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비록 오늘은 힘들어도 그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그래서 억울함이 생겨도, 스스로 감정의 뒤틀림을 경계하고,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는 것이다

 

나를 잃어버림은,

나의 세상 모두를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억울함은 남이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매듭을 풀어야 하는 것이다.

마음에 남아있는 억울함을 풀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와,

의도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 수 있기에 말이다.

 

기분대로 처신하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때로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억울함이 있어도 그저 마음으로 삭혀야 할 때도 많다.

산다는 건 항상 참일 수 없고,

자신도 모르고 지나치는, 의도하지 않는 실수나 잘못도 빈번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닥친 억울한 일들을,

내 일처럼 나서기에는 <입장>이라는 말 못할 상황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삶에 대한 연륜이 더해지고 지혜가 생기면 생길수록,

마음은 더욱 더 고독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오만이나 편견에 의해 생긴 억울함조차 남의 탓으로 모면하려해서는 곤란하다.

공정함은 어쩌면 똑같은 몫의 분배가 아니라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법과 관습은 개인보다는 전체를 위한 제도이기에,

모두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억울함도 ,

삶의 일부분이라 여기고,

때로는 억울해도 그 억울함을 마음에 담지 않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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