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서민의 시선

강릉의 날씨이야기

소우(小愚) 2012. 3. 10. 10:59

 

 

  올해는 유난스럽게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장례식장을 드나들기에 모임을 따로 가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친분이 있는 사람과 자주 만나게 된다.

  아마 이 모두가 환절기라는 겨울과 봄의 기온 차이를 적응하지 못해 오는 현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만큼 날씨는 우리들의 삶뿐만 아니라 건강에 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특히 이 곳 강릉은 대관령이라는 높은 산과 동해라는 바다에서 형성된 기후의 충돌로 날씨 변화가 극심하다.

 

  근래에는 겨울과 여름 두 계절만 있는 것처럼 생각될 때도 많다.

  봄이 왔다싶어 봄옷이라도 입고 외출하다가는 감기에 걸려 혼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3월 중순임에도 아침에 함박눈이 한참동안이나 내려 이러다 대설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두꺼운 겨울옷을 입지 않으면 추위를 느끼기에 선뜻 봄옷으로 갈아입지 못하는 것 같다.

  그만큼 요즘의 강릉 날씨는 미리 예측하기가 어렵다.  

 

  강릉의 날씨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변덕스러운 계집애의 마음이라 할 것이다. 

  한없이 포근하고 따뜻하다가도 금방 마음이 토라져 화를 내거나 울어버리는 변덕스러움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따뜻한 기온에 비해 바람 부는 날이 많아 몸은 따뜻함보다 추위를 느끼는 날이 더 많다.

  하지만 근래에는 봄이 왔나 싶을 정도로 너무도 빨리 봄이 사라지고,

  급작스럽게 여름이 찾아오기에 적응하기 어렵다.

 

  또한 꽃샘추위와 이상건조현상이 뚜렷하다.

  꽃이 개화하는초봄에는 꽃샘추위가 찾아와 농작물이 종종 얼고,

  늦봄에는 맑고 건조한 날이 이어져, 대형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일교차가 매우 커, 5월에도 늦서리가 내리기도 한다.

  특히 봄에는 강풍을 따라 황사가 내리는 날이 많아 건강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현상은,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이 대관령이란 준령에 부딪쳐 만들어 낸 이상현상이다. 

  강릉지역은 서쪽으로 태백산맥이 길게 뻗어있고,

  동쪽으로는 동해와 접해있어 해양성 기후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리고 기온도 년 평균 14℃정도로, 겨울철에는 비교적 따뜻하고 여름에는 비교적 시원한 편이다.

 

  하지만 요즘은,

  점차 바닷물의 수온이 높아지고 북동기류의 영향으로 ,

  겨울철에는 대설이나 폭설이 내리는 날이 점차 많아지고, 

  여름철에는 이상저온 현상이 나타나 농작물에 냉해를 입히기도 한다.

  강릉지방에 살면서 외출할 때 입을 옷을 선택하기 가장 어려울 때가 봄일 것이다.

  조금 추운 듯하여 두꺼운 옷을 입고 나가면 낮에는 더워서 힘들고, 반대로 얇은 옷을 입으면 추워서 곤란을 겪는다.

 

  그렇기에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게 하는 날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그 유명한 강릉 경포일원의 벚꽃축제도,

  벚꽃이 강풍에 낙화되는 경우가 많아 축제기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다. 

  부디 올 해만큼은 따뜻한 봄날들이 이어져, 가뜩이나 얼어붙은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