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불편함마저 때로는,

소우(小愚) 2012. 3. 1. 09:42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편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한 것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아 속상할 때가 수두룩한데 ,

어찌 살면서 편하기만 바라겠습니까?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만 옳다고 고집하고 살면 편할 것 같지만 그것 또한 오래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한다 해서,

불평과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편하다는 것은 단지 상황일 뿐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유한한 삶을 사는 것처럼 상황이란 영원히 지속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슬픔도 그 순간이 지나면 옅어지고, 아무리 뜨거운 사랑도 식어가듯이,

편함이나 불편함 역시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큰 장애를 가진 사람도,

그 상황이 지속되면 습관처럼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누군가에 대한 애증이, 좀더 오래도록 기억 속에 머물러주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육지에 닿은 포말처럼 부서져버립니다.

 

그렇게 때때로,

사랑의 기억이 불편함으로 나를 일깨우기 바라지만,

그렇다고 간직하거나 붙잡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인생은,

이름모를 어느 바닷가에 쌓인 퇴적물인지도 모릅니다.

 

보드라운 흙과, 모래가 쌓이고,

또 그 위로 거친 자갈이 덮이고,

거기에다 바다란 삶의 무대에서 쏟아진 알 수 없는 온갖 잡동사니가 놓여지고,

한여름 밤 놀려온 아이의 동심과, 연인들의 애증이 차곡차곡 쌓여,

떠날 것은 떠난 대로, 남겨진 것은 남겨진 대로,  어느 이름모를 나그네가 써내려간 낙서처럼,

언제라도 흔적 없이 사라질 발자국과 같은지도 모릅니다.

 

살아보면 오히려,

작은 불편함으로 인해 더 행복해지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함께 살아갈 때는 나를 간섭하거나 강제하는 그 모두가 불편함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막상 곁에 없으면 그 불편함마저 너무나 그립고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일수록 때에 따라 어쩌면,

나를 더 불편하게 할지라도 그것마저 감사하고 고마워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시를 품은 장미가 더 아름다운 것처럼,

불편함으로 인해 편리함이 더 소중한 가치를 가지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일을 함에 있어,

내가 편하면 다른 사람은 오히려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친한 사람과 이런저런 언쟁을 한 뒤 막상 돌아보면,

도리어 자신이 더 마음이 불편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마음의 불편함은 비단 싸움이 아니더라도,

사랑이나 질투와 같은 감정의 엇갈림으로 생기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또한 자신의 의도대로 하지 못하는 갑갑함에서 오는 감정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불편함이 있어, 진정 소중한 것들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