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정(母情)
거뭇거뭇 해가 떠날 때까지
떼기 밭 붙들고 일 하시다
돌아온 침침한 방 안 한구석에서
호롱불 껴안고 헤진 옷 기우시던 어머니,
학용품 사달라고 보채는 아이를
싸리 몽둥이로 등굣길 바래주고
개울따라 이어진 언덕 너머 비탈길을
하루 종일 바라보시던 어머니,
자식들 배 골고 아플 때마다
자갈 가득한 떼기 밭만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 집 저 집을 제집 드나들 듯
눈물 가득한 모습으로 총총거리시던 어머니,
어느 덧 당신의 눈물로 자란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 당신의 길을 또 그렇게 걸어가지만
업과 같은 내리사랑에 <어쩔 수 없다.>란 말만 되뇌인 채
오늘도 목메어 웁니다.
시간이 더해져 나이가 들어갈수록
당신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더 커져가지만
당신의 지친 삶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기에
마음 가득 당신의 모습만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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