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낙서같은 詩

모정(母情)

소우(小愚) 2011. 11. 30. 16:49

 

 

 

      ◈ 모정(母情)

 

   거뭇거뭇 해가 떠날 때까지

   떼기 밭 붙들고 일 하시다

   돌아온 침침한 방 안 한구석에서

   호롱불 껴안고 헤진 옷 기우시던 어머니,

 

   학용품 사달라고 보채는 아이를

   싸리 몽둥이로 등굣길 바래주고

   개울따라 이어진 언덕 너머 비탈길을

   하루 종일 바라보시던 어머니, 

 

   자식들 배 골고 아플 때마다

   자갈 가득한 떼기 밭만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 집 저 집을 제집 드나들 듯 

   눈물 가득한 모습으로 총총거리시던 어머니,

 

   어느 덧 당신의 눈물로 자란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 당신의 길을 또 그렇게 걸어가지만

   업과 같은 내리사랑에 <어쩔 수 없다.>란 말만 되뇌인 채

   오늘도 목메어 웁니다.

 

   시간이 더해져 나이가 들어갈수록

   당신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더 커져가지만

   당신의 지친 삶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기에

   마음 가득 당신의 모습만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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