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떠난 뒤에야

소우(小愚) 2011. 9. 6. 11:51

우리는 항상 함께 있던 그 누군가가,

내 곁을 떠난 뒤에야 그 사람의 가치를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함께 있을 때 잘 해주지 못한 것들에 대해 후회하게 됩니다.

그러나 떠난 사람 역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함께 하는 동안,

얼마나 마음이 진솔했는지는 서로가 누구보다도 잘 아니까요.

이렇게 서로에 대한 정의 깊이가 깊으면 깊을수록 마음을 표현하기보다는,

은연중에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그 사람이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의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그냥,

은근슬쩍 넘어가면 될 일을,

공연히 나서서 도리어 오해나 문제를 만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그 사람을 아끼고 함께 가기를 원한다면,

명확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해야 합니다.

 

또한 어떤 의도를 담아,

결정이나 판단을 강요하거나 억압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그 다음의 일은 그 사람이 알아서 할 일입니다.

 

사실 오늘 헤어지고,

내일 다시 만나는 사이일지라도 미안함은 남게 됩니다.

자신의 이익을 탐하여 그 사람이 모르게 양심을 속이는 행동을 하게 될 때는 더 그렇습니다.

그 사람은 정성을 다해 나의 말을 들어주려고 함께 했음에도,

도리어 나는 그 사람의 선의를 이용하려는 술수를 부린 것과 진배없습니다.

 

서로 간에 불신의 벽을 만드는 이러한 행위는,

처음에는 아프더라도 점차 반복될수록 그 아픔이 엷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마음의 부담을 만드는 행동이라면,

솔직히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행동은,

처음보다 오래도록 사귄 사이일수록 더 빈번하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해도 이해 해줄 거란,

혼자만의 얄팍한 계산이나 착각에 불과함을 알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한두 번은 알면서도 속고 넘어가지만,

반복되면 내가 아무리  붙잡아도 함께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래 사귄 사람일수록 자존심도 커져,

용서를 구하거나 사과하기에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동은 가급적 줄이려는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이렇게 그리움이나 후회는,

그 사람이 내 곁을 떠나간 뒤에야 더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는 일도 함께 있을 때나 가능하지,

마음이 떠난 뒤에는 그마저 소용이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보다,

마음으로 떠나보내야 할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사는 동안,

그 사람 입장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래야  언젠가 그 사람이 인연이 다해 내 곁을 떠나도,

최소한 나만큼은 마음의 짐으로 남지 않아도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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