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올 때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사람은 누구나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내놔야 된다.>는 사실입니다.
서로가 자신의 몫을 내놓고 서로 공평하게 나눈다면 서로에게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은 마음은 물질과 달라 형태나 크기를 알 수 없기에,
내놓는 몫을 알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인간관계의 몫은,
마음+물질이란 형태로 돌려받을 수 없기에,
주는 것으로 만족하면 좋겠지만,
대부분 내가 들인 몫만큼 대가를 바란다는 사실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모임을 갖고 돌아오는 날에는,
가슴에 묵직한 돌을 얹어놓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실상은 내가 마음 편하기 위해, 위로받기 위해 만난 사람인데 오히려 마음이 더 복잡합니다.
오히려 서로 마음의 정이 생기기 전이 더 편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정이란 놈이,
내 가슴이든 상대방의 가슴이든 쌓여 무게를 느끼는 순간부터,
사슬처럼 묶여 알게 모르게 서로를 구속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두려워 마음을 숨기고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바라는 게 없으면 오해도 다툼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바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 좋은 것만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함께하는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바라는 것은 관심이요 사랑인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힘에 겨울 정도로 많은 것을 바라면 역설적으로 그 크기만큼의 사랑을 주겠다는 대답인지도 말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크기를 내가 정하기보다는 상대방에게 양보하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도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애정표현에는 무슨 거리낌이나 계산이 들어있으면 안 되는데,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다가가기에는 갖춰야할 필요한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서로를 비교하게 되고 갈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환경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타협을 이뤄야하는데 이 또한 자존심이 그냥 두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사랑은 대부분 이뤄지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관계는 당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정당해야 합니다.
생각하는 크기가 전부가 되기보다는 여지를 남겨둬야 합니다.
왜냐하면 넘치면 모자람만 못함은 만고의 진리니까요.
깊은 산에 물이 마르지 않듯이,
관계도 근본이 있어야 샘처럼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다툼의 지혜와 마찬가지로 화해의 여지를 남겨놓는 것이 현명합니다.
서로의 관계도 그릇과 같아 채운 것들이 있어야 가져갈 것도 있음은 너무나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