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부족함이 완벽함보다 낫다.

소우(小愚) 2010. 11. 8. 09:33

 

 

 

 

 

나는 눈이 나쁘다.

즉 시력이 약하다는 말이다.

그러다보니 은연 중 안경을 자주 닦게 되는 것 같다.

업무를 보거나 책을 읽고 이렇게 글을 쓰다보면 왠지 눈이 침침해지고 가물가물해 진다.

그럴 때면 마치 안경에 이물질이라도 묻은 것처럼 습관적으로 안경을 닦고는 한다.

그것도 입김을 호호불어서 잡티하나 남기지 않을 정도로 수없이 말이다.

 

 

이렇게 사람의 장단점이 가장 잘 드러내어 보여주는 것이 거울이 아닌가 싶다.

사람은 늘 자신이 부족하거나 못나 보이는 결점들을 감추기 위해,

모나고 흠집 난 모습을 거울을 통해 감추려 한다.

 

거울은 항상 투명한 그 자체로,

자신의 본 모습을 비추고 있지만 사람들은 거울 탓만 한다.

목욕 후 벌거벗은 맨 모습도, 화장을 하고 치장한 모습도,

거울은 그저 거울에 비친 그대로 보여 줄 뿐이다.

거울에 묻은 먼지가 마치 자신의 결점인양 말이다.

 

우리는 이가 빠진 동그라미를 알 것이다.

크레파스로 백지 위에 아무리 완벽한 동그라미를 그리려고 해도,

그것은 그저 육안으로만 완벽한 동그라미일 뿐이다.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그 어딘가는 크레파스가 덜 색칠된 부분도 있을 것이고,

또한 끊어진 부분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동그라미는,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이요 완벽을 의미하지만,

완벽함을 채우는 것 역시 부족함인 것이다.

 

완벽함이나 부족함과 같이,

사람이 가진 장점이나 단점 역시,

서로 보완적인 관계지 결코 동떨어진 별개의 존재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내게 있어 어떤 능력은,

남보다 특출하게 경쟁력을 갖고 있고,

또 어떤 능력은 남보다 부족하여 도움으로 채워야 함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부족함이 단지 부족함으로 드러나지 않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점도 어떤 면에 있어서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품성을 형성하는 주요한 부분일 것이다.

때문에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점에 현혹되지 않는 냉정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완벽함은 어쩌면 물이 가득 찬 유리그릇과 같다.

그만큼 유리그릇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지만,

더 이상 다른 무엇인가를 받아들일 여분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은,

무한대의 포용심과 상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코 완벽을 허용하지 않는다.

즉 이런 부족함이 야 말로 진정한 사람의 매력이요 향기가 아닐까 싶다.

이런 부족함이 욕망이 되고 삶을 사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무 완벽함을 강조하는 사람보다는,

하루하루 부족함을 채우려 노력하는 것이 바로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