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함께와 어울림

소우(小愚) 2010. 11. 3. 12:44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처럼,

나에게 행복한 일이 있을까?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나,

나를 아껴주는 사람, 혹은 서로 도움을 나누는 사람,

그리고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과,

세상을 함께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지 않나 싶다.

 

숱한 날들을,

싸우고 토라지고, 또 손을 맞잡고 화해하고,

그렇게 서로를 마주보며 웃고 울고 또 슬퍼하고 외로워하고,

이렇게 그들은 인생이란 길에서,

스쳐지나가는 숱한 사람들 중에 소중한 인연이 되어준 고마운 사람들인 것이다.

 

그럼에도 나의 가장 큰 단점은,

<함께와 어울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람과 함께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어울릴 줄 알아야 친분이 생기는 법인데,

나는 함께하는 것조차 버거워하니까 말이다.

 

뭐 그리 사람들에게 불만을 가질 정도로,

마음이 좁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나는 태생적으로 혼자 있기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괜히 떠들썩하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면서 ,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 이기적인 면들이 너무 가식적이라는 느낌이 들어 싫다.

싫어도 참을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또한 별로 자랑할 것도 없는 것들을 내세우는 자신의 초라함이 싫다.

그렇다고 대인기피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낯선 사람에게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남들은 낯선 사람을 만나도 얼렁뚱땅 잘도 넘어가는데 난 그렇지 못하다.

어린 시절 함께 자란 친구나 안면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과는 하루라도 못 만나면 죽을 정도로 친하지만,

새로운 벗을 만들거나 친분을 다지는 데에는 소심의 극치라 남들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함께와 어울림>이 부족한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자라온 환경 때문일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시골을 벗어나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지 못함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물론 시골에서 자란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닐 게다.

 

하지만,

가난이 몸에 붙은 듯 자라왔고,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일지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삶이 너무 버거웠던 것도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이렇게 자라면서 늘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했던 주변 상황은,

지금도 사람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머뭇머뭇 거리거나 주저하게 되는 것같다.

 

누가 오래도록 사귀면 익숙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내게 있어 늘 문제가 되는 것은 필요에 의한 만남이나 친분이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고 자신의 뜻을 명확히 전달하여 호감을 얻어야 되는데,

두서없는 언행이 늘 문제였다.

 

사업상 또는 인간관계상 인맥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먼저 다가서지 못함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 커다란 마이너스다.

처음 본 낯선 사람일지라도, 대화를 주도하여 자신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어야,

더더욱 친분을 곤고히 할 수 있을 터인데 말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

격의 없이 사람을 대할 수 있는 능력이 더없이 부러워진다.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점차 혼자라는 느낌이 들어갈수록,

이런 결점이 더더욱 크게 느껴진다.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 초대받지 못함은,

그 이유를 불문하고그 무리에서 배척됨을 의미할 것이다. 

술을 마시고 취미를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자리에도,

아니면 일하는 자리에도 누가 불러주지 않음은 안타까움을 넘어 서글픈 일이다.

 

그러므로 누군가,

나를 불러주고 찾아줄 때가 가장 행복할 일임을 자각하고,

인연의 소중함을 지켜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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