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그랬다.
일하다 저녁이 되면 집에 들어가 간단히 사워하고,
아내가 차려준 저녁을 먹고,
한가로이 벽에 기대어 TV를 시청하다 잠이 오면 잠자리에 들고,
다음 날이면, 핸드폰에서 울리는 알람소리나 모닝콜에 맞춰 일어나 똑같은 태양을 바라보고,
간단한 운동 후 차를 운전하여 사무실에 나가 컴퓨터를 켜고, 메일을 확인하며 한 잔의 커피향이 주는 여유를 마시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일상을 시작한다.
하지만 늘 스스로 이런 자신의 안주에 불만스럽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변화의 계기를 모색해보지만,
안타깝게도 경제적인 여유를 탓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용기가 부족하여 새로운 변화에 다가서지 못하는 것도 맞지만, 근본적인 것은, 결국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일 것이다.
매일 눈을 뜨면 똑같은 시간, 똑같은 하루가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변하지 않는 일상에 안도하게 되는 것도 맞다.
사람을 변하게 하는 건,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으로 대별될 수 있을 것이다.
내적 요인으로는,
스스로의 각오나 다짐과 같은 심리적 측면에 의한 변화일 것이고,
외적인 요인으로는,
사랑이나 직업의 변경, 또는 가족이나 지인들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같은,
충격이나 환경의 변화에 기인할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굴곡 없이 평탄하게 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사람과 사람사이나 생로병사,
또는 의식주나 욕망에 의한 변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하나의 방식에 의해 살아간다는 건,
처음부터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지도 모른다.
젊었을 때의 변화는 대부분 외적인 요인에 의해 생기지만,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내적 요인에 의한 변화가 더 많다.
중년이 되면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으며,
가정이나 직업 역시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것이고,
사회적 지위나 명예도 이름과 어울리는 위상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중년이 되면 가장 염려하고 걱정하는 부분이 아마 건강일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먹고 살기에 바빠 돌보지 못했지만,
가까운 주변 친구나 지인들의 조사들을 접하게 되면,
공연히 자신의 건강에 자신이 없어지고 갑자기 마음이 바빠지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산책이나 조깅을 한다거나 등산과 같은 운동에 집착하게 된다.
담배도 끊고 술도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하며,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하고,
이것저것 따지기 보다는 차라리 이해하고 가슴에 담지 않고 넘어가려 애쓰게 된다.
중년이 되면 친구관계도 단순해진다.
예전에는 친구라면 열일을 제쳐두고 만나지만,
중년은 진정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친구를 선호하게 되고,
또 그런 친구를 찾게 된다.
또한 지인이나 동료들과의 모임도 공식적인 모임 외에는 가급적 줄이려고 하고,
모임에서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만취와 같은 건강을 해치는 행동을 서로 자제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대인관계가 다소 축소될 수 있지만,
서로를 대하는 정은 오히려 더 깊어지고,
떠들썩한 음주가무보다 조용한 장소에서 나누는 대화를 더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진정으로 나를 변하게 하는 것은 나 자신밖에 없다.
아무리 외적인 힘이 강해도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변하는 건 곁 모습일 뿐이다.
사람과 살면서 자신에게 모자란 점을 자각하여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진정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면 자신으로부터의 주도적인 변화는 있을 수 없다.
때문에 스스로 발전하고 성장하고 올바른 판단과 의지를 가지려면 스스로 마음의 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세상과 교류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바로 나를 진정 변하게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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