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즘 주된 관심은 사람의 마음이다.
좋아하고, 미워하고, 사랑하고, 기뻐하고, 토라지고, 투정부리고...
사람의 마음을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변하는 마음의 변화를 관조해보는 기분은 신기하기조차 하다.
왜 저 사람은 화가 났을까?
어째서 저 사람은 저럴 수밖에 없었을까?
잠시 물러나 자신의 입장과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려보면 의외로 이상하리만치 상대방의 의도를 쉽게파악할 수 있다.
물론 안다고 해서 이미 굳어버린 가치관이 크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과정을 대비해 자신의 잘못을 알아 가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변해있는 자신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건 情이다.
정이란 찌꺼기들이 남아 때로는 욕망이란 이름으로 뭉치기도 하고 스트레스로 쌓여가기도 한다.
살다보면 이유 없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내게 특별한 손해도 끼친 것이 없음에도 한없이 미운 사람이 있다.
그래서 사람을 사귀고 판단할 때 마음을 최우선으로 살피고 판단하는지도 모른다.
난 재수 없는 놈도 싫지만,
멍청한 놈은 그보다 더 싫고, 제 분수도 모르고 잘난 채 나서는 놈은 더 싫다.
그리고 이보다 더 싫은 놈은 뒤에서 사람을 조정하려 하는 놈이다.
하고 싶은 말이나 요구사항이 있으면 직접 나서서 해야지,
자신보다 경제적이나 육체적으로 약한 사람을 부추겨 자신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놈은
더 싫다.
웃긴 얘기지만 세상은 살 자격이 있는 사람만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세상의 기준에서 조금은 처지고 모자라도 부친 힘을 다독거리며 살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의 태어나고 싶어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계질서가 필요한 조직이라면 몰라도 친목도모가 목적인 모임에서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진정한 승리자는 자신의 마음이 이긴 사람이 아닐까 싶다.
매일을 나와 함께 살고 있으면서도 내 마음이 어떻게 변할까 두렵다.
앞으로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했어도 마음이란 놈은 언제 불쑥 심술을 부려 망쳐놓을지 걱정이다.
나에게 속해있지만 유혹에 약하고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나약함도 지니고 있다.
어느 날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매몰차고, 또 어떤 날은 훈풍이 불어 가지지 못한 것까지 나누려도 야단이다.
또한 시기와 질투와 욕심으로 가득차 거짓된 축하와 입 바른 거짓말도 밥 먹듯 하기도 한다.
진정 내가 바라는 것은 지난 뒤에라도 내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잘못을 인정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혹은 그 잘못을 사과하거나 고치려는 노력을 하느냐를 떠나서,
잘못을 저지르고도 그것이 잘못인지조차 모른다면 얼마나 비참할까 싶다.
아무리 요즘 세태가 제 잘난 맛에 산다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지나간다면 남들이 다 손가락질하는데도 혼자 으스대는 꼴값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이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도 주고 도움도 받으면서 산다 해도 작은 잘못이라도 내 마음속에서도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 일이 아니라고 지나칠 뿐이지 당하는 당사자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마음도 세상의 변화에 따라 물 흘러가듯이 흘러가야지 고여 있으면 안 된다.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국외자로 방치되기 쉽다.
이렇듯 마음이란 어린아이와 같다.
어르고 달래지 않으면 금방 싫증내고 토라져 돌아서 버린다.
아이들의 마음을 몰라주고 잔소리만 하게 되면 대화가 단절되는 것처럼,
스스로의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과의 마음의 교류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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