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사랑하는 이유

소우(小愚) 2009. 10. 7. 09:10

 

    사랑을 하는 데에는 딱히 이유가 있을 수 없다.

“당신은 어떤 이유로 그 사람을 사랑하느냐?” 고 묻는다면,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냥 좋다.” 란 말이 정답일 것이다.

 

    사랑이란 마음이 시키는 일이기에  이유가 있을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사랑하는 이유가 너무 많아,

    오히려 단 한 가지를 꼬집어 말하지 못해서인지도 모른다.

    지난 뒤 생각해보면 남보다 그리 특출하게 외모나 마음이 아름답거나 예쁘지도 않은데,

    그 때는 그 사람이 왜 나의 전부가 되어야했는지 모르겠다.

 

    어느 누가 사랑에 아파할 줄 알고 사랑하겠는가?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말하지도 못하고 가슴앓이를 할지라도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이 사랑이다.

    때문에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감싸 안은 채 대신 짐을 나누어지고 싶어하고,

    그 짐으로 인해 홀로 마음 아파할지라도 거부할 수 없다.

 

    너무나 사랑하기에 사랑이란 빛 뒤에 감춰진 그림자를 잊고 산다,

    그리고 홀로 남겨진 뒤 자신의 모자람과 못다한 사랑에 대해 안스러워 하게 된다.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부부의 연으로 맺어지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맺어지지 못한 사랑이 더 절실하고 잊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린 가슴으로 사랑했던 사람을 마음에 묻어두고 추억과 함께 사는지도 모른다.

 

    보고 싶었던 얼굴이, 그리워하던 얼굴이, 매일 생각하던 사람이 거기에 있다.

    이미 그 때의 그 얼굴과 그 모습은 아니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그 때 그 대로다.

    지나보면 함께 있으면서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흔히 우리가 하는 말 중에

“꼭 사랑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면 정이 든다.” 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더 행복하고 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사는 귀결점이 행복이라면,

    사랑해서 함께하는 것이 사랑하지 않으면서 함께하는 것보다

    행복하게 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내가 사랑하니까 함께하기를 바라는 것은 억지다.

    스스로도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도 쉽지 않은데,

    사람의 마음에 조건을 부여할 수는 없는 것이다. 

    행복이나 사랑은 다 사람의 마음이 부리는 마술과도 같다.

    그러므로 내가 행복할 수 있어야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이 행복한 것이다.

    사랑은 그렇게 이기적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기에 아름답다.


    우리가 누군가를 항상 그리워하고 보고파하는 것은,

    사랑이란 느낌을 품고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말에서 오는 감미롭고 아련한 그리움은 나른한 오후의 햇살처럼 따뜻하다.

    늘 만나는 거리나, 늘 먹는 음식일지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내 힘으로,

    내가 가진 나만의 능력으로,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족하지 않을까 싶다.

 

    사랑은 사랑에 대하여 사랑하는 사람이 권리를 갖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받는 사람이 그 권리를 행사하게 되는 것 같다.

    분명하게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데,

    사랑을 받는 사람이 그 사랑을 수용하지 않으면 그것은 하나의 사랑일 뿐이다.

    그럼에도 쉽게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마음이 간절히 원하는 일이고, 그로 인해 내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사랑은 애써 이해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굳이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런 것이 바로 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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