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사랑은 되돌아 갈 수 없다.

소우(小愚) 2008. 6. 26. 13:15

 " 난 당신과 다시 만나면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줄 알았어요.

   그동안 마음속의 그리움들이 자라 벅찬 감동을 느낄 줄 알았어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의 가슴에 기대어 당신의 심장소리 듣고 싶었죠.

   가만히 기대기만 하여도 충분히 내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리고 따사로운 햇볕이 새어드는 창가에 앉아, 아무 말없이 당신의 얼굴만 한없이 바라보면서,

   당신의 눈동자에서 전해지는 영혼의 말을 믿고 싶었죠."

 

   사랑이란 흔히 걸리는 감기처럼,

   누구나에게나 한번쯤 다가오는 이성에 대한 감정이다.  

   뜨거운 사랑의 기억을 간직한 삶도 있을 것이고,

   가슴 쓰라린 별리의 아픔을 간직한 사랑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헤어진 사람들이 오랜세월이 지난뒤 다시 만난다면,

   그 당시의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을까?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아무일없듯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수많은 시간을 되돌아 만난 사람들...  

   예전처럼 마음을 열 수 있을까?   쉽게 말 하고 쉽게 다가설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 새롭게 다가오는 사랑보다도 더 힘들 것이다.  

   서로에 대한 성격이나 마음의 크기, 그리고 별리의 요인을 간직한 채로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서로간에 꺼릴 것 없는 솔로인 경우에도 쉽지 않은데,

   가족과 가족이 합쳐야되는 상황이라면 예전의 사랑만으로는 힘들 것이다.
   지금 그 사람은, 내가 사랑하고 내가 좋아하던 그 모습이 아니고,

   내가 사랑을 속삭이던 그 공간이 아니다.  

 

   이미 자신들의 옆자리에는 다른사람의 그림자가 있고,   

   지켜야만 될 가족이란 인연이 자리잡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이렇게 헤어지면 또 그리워하고 보고싶어 하겠지만, 별리의 사랑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다시 만나 환상을 지우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보고 싶어 하던 사람은 사랑했던 그시절의 여자였음이다.  

   어찌 한순간도 떨어지기 싫어 골목길을  오고가던 그 여리고 순진했던 그 시절의 그 계집애가,   

   지금 어찌 같은 모습, 같은 느낌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사랑하던 연인이,

   어느날 갑작스럽게 헤어지면,

   그것으로 모든것이 끝나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런 착각때문에 점차 사람들은 인스탄트 사랑에 익숙해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사랑이었든,

   반드시 일상의 흔적이 남게 마련이다.

   핸드폰속의 전화번호라든가, 자주 걸었던 길이나 자주가던 식당이나 찻 집,

   그리고 함께 사랑을 속삭이던 장소나, 길가에 있던 허름한 밴치마저도,   

   자신의 기억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음을 깨닿았을때 그 여운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흔적들이다.

 

   일기장속의 이름이나,  

   사진첩속의 얼굴과 친한 친구들과 함께 했던 추억은,

   그저 오래시간이 흘러 저절로 잊혀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인연으로 만나 사랑의 추억을 간직하였기에 이미 서로의 가슴에 숙명이 되어버린 것,   

   한번 맺은 사랑의 기억은 죽어서 가 되어야만 살아질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