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주름살이 얼굴에 가득해도,
마음은 예전 초등학교 다닐 때와 똑같아요.
어려운 시절의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어서인지 만나는 것 그 차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거든요."
나이가 들수록,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그리워진다.
어떤 이해관계가 얼켜있는 만남이나 일로 엮어진 모임보다,
순수한 마음의 이야기들은 스스럼 없이 말 할 수 있다.
어떤 말을 해도 받아줄 것 같은,
친구와의 만남은 생각만 하여도 행복하고 기쁜일이다.
물론 순수하리라는 것은,
혼자만의 믿음이요 착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시절의 향수를 함께 떠올리고
기억할 수 있다는 감정의 공유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기반을 잡고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스트레스를 받고 산다.
한창 아이들의 교육비나 결혼에 대한 부담감과,
정년에 따른 새로운 삶에 따른 불안, 그리고 건강에 대한 불안감에 허덕인다.
또한,
날로 찾아오는 외로움에 홀로 아파하고,
사람속에 묻혀 살고는 있지만,
왠지 혼자 처진 것 같은 소외감에 어쩔 줄 몰라 한다.
이럴 때 진정 필요한 것을 대화를 들어줄 수 있는 마음의 친구다.
그동안 먹고 사느라,
마음은 있어도 등한시 했던,
초등학교 친구를 찾을 때는 대략 이때쯤이다.
고향이 그리워지고, 연로한 부모님의 장래가 걱정스러워지고,
아이들의 결혼식에 참석해 줄 친구가 아쉬워진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각종모임에서 사귄 선배나 동료, 그리고 사회친구도 많지만,
진정 마음을 터놓고 어려움을 말할 친구는 많지 않다.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는,
<언제나 내편>이란 믿음이 남아있다.
동시대을 함께살아온 동년배로서의 동질감은 물론,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은연중에 마음에 남아있다.
그렇기에 언제 만나도 항상 마음이 편하고 친숙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사회생활에서는 작은 농담이라도 쉽게 하기가 어렵다.
입안에서 나온 말이, 의도와 다르게 변질되어 어려움에 처한 경우는,
누구나 한두번씩 경험해 봤을 것이다.
일상의 커뮤니티는,
일생활 중심의 경우가 대부분이라,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린시절의 친구에게는,
솔직한 마음의 얘기를 항상 부담없이 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이런 초등학교 동창회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로,
돈이나 자식자랑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학교를 졸업할 때만 해도 출발은 비슷했지만,
불혹의 나이를 넘기는 사이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모임에서 누군가 '돈을 많이 번 성공스토리' 나
'좋은 대학에 간 자식 자랑' 은,
서로간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이렇게,
한번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은,
다시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로,
친구와 진심으로 속마음을 깊게 나눈 대화는,
다른사람에게 발설하지 말아야 한다.
입안에서 나온 말이,
한입을 건너 다른사람에게 건너질때는,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더해지는 경우가 대분분이므로,
본말이 훼손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잘못 전달된 말들이 돌고돌아 엉뚱한 오해를 낳아 결국,
모임자체가 위협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좋다.
셋째로,
마음은 나누되 사랑을 나누지는 말아야 한다.
대부분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상존하던 시절에 말은 하지 못했어도,
은근히 마음에 담아두었던 어린시절의 이성친구가 있기 마련이다.
자신은 안그런척 하지만 만나면 그시절 그런기억들이 고스란히 깨어나,
왠지 마음이 가게 마련이다.
이런 감정은,
쉽게 사랑의 감정으로 변화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가볍게 반주를 나누게되고,
그 술의 힘을 빌려 자신도 모르게 예전 못했던 고백을 하게되고,
또 넘지말아야 될 선을 넘게 되기도 한다.
당사자들이야 서로 사랑하기에 그럴 수 있지만,
잘못하면 모임 전체의 존패로까지 가는 경우가 있다.
넷째로,
동창상호간에는 금전적인 거래를 가급적 배제하는 것이 좋다.
사람은 누군가를 이용하고 또 반대로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살게 마련이지만,
마음의 친구에게조차 배신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개인간의 정상적인 것들이외에,
동창회를 개인의 치부의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다섯번째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최종적인 판단과 결정은 지도부의 역할이지만,
동창회의 전반적인 의사결정은 회의에서 도출된 의견에 대한 합의이다.
그러나 합의결정이었다해도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유연해야 한다.
반대자에 대한 설득과 배려, 그리고 포용은 동창회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동창회는 회장의 역할 보다는,
총무의 역할에 따라 그 성공여부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무는 친구사이에 마당발이라 불리는 사람이 맡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친구들간의 소소한 사생활까지도 잘 알고 있고,
인맥을 관리하기에 편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총무는 회비를 관리하고,
모임 및 경조사의 연락이 주된 역할이기에,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여야 한다.
총무는 평상시에도 친구들과 자주연락하여 친분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의 부탁은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따라서,
직업은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나 근심걱정,
어린시절의 사소한 작은 일까지 기억해 주면 절로 모임에 참석하기 마련이다.
평소에는 등한시하다 모임이나 행사를 앞두고 회비나 참석만을 독려하면,
누구나 거부감이 먼저 들게 된다.
평소 자주 안부를 묻고,
사는 근황과 대소사를 기억하여,
평소 알뜰살들하게 챙겨주는 헌신적인 총무가 있는 동창회는,
늘 활력이 넘치고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그리고 동창회는 모임의 특성을 살려 '모임의 목표나 구심점' 을 마련해야 한다.
구심점없는 동창회는,
만나서 밥 먹고 술마신 후,
헤어지는 모임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물론 모임 그 자체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 것이 동창회 모임이기도 하지만,
목표를 가진 동창회가 바람직한 것도 사실이다.
동창회는,
그 말 뜻과 같이 동창들의 모임이다.
몇몇 사람들에 의해서 모임의 의사결정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경륜이 쌓이다보면,
동창들 사이에서도 사회적으로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보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소모임을 만들어 자주 모이게 되지만,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은,
점차 의사결정에서 소외되고 결국 모임도도 빠지게 된다.
동창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다.
그리고 추억을 공유함으로써 충분히 믿고 서로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살아왔는지 아는 사람들에게,
현재의 내가 조금 우월하다고 으시대거나 자랑할 필요는 없다.
친구는 나와 같은 존재임을 잊지 말라.
'^*^ 낙 서 장 > 순 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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