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한우 사랑

소우(小愚) 2008. 4. 29. 11:04

소고기를 우리나라 만큼,

다양한 부위를 먹는 나라는 없다고 한다.   

 

부위별로 용도가 다르고 요리법도 다르다.  

식성에 따라 다양하게 먹지만 난 살코기 외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입이 짦아서인지 해장국 중 선지해장국이나 순대해장국은 먹어도,

소머리국밥이나 내장탕은 선입관이 들고 느끼해서 싫다.  

 

소고기를 불기운만 쏘이면 먹는다는데,

난 비위가 약해서인지 완전하게 구워져야만 먹기에,

친구들과 소갈비라도 뜯을라치면 여간 손해가 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조금 덜하지만 사회초년생때에는 체면때문도 아닌데 공연히 눈치가 보였다.

차돌박이는 물론, 소갈비가 등심 역시 불판에 올려놓기가 무섭게 없어져 난 한 점도 먹지 못하다,   

너무 익었다고 돌려놓은 고기나 어느정도 먹은 뒤에야 겨우 먹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잔치집에서,

특별하게 내놓은 육회는 아예 먹지도 못했으나,

나이가 들고 식성이 변해서인지 지금은 곧잘 먹는다.  

또 식당에서 단골이라 내 온 소 간이나 천엽 등은 지금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소고기국도 무를 썰어넣고 소금으로 간한 것 외에 쓰레기나 양배추 또는 두부와 함께 끊인 국은 별로다.     

 

대다수 국민들의 우려속에 한미 소고기 협상이 타결되었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에 보상을 하고 대책을 발표했지만,

축산농가가 만족하기 어려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아우성이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로서는 수출 지향적인 정책을 어쩔 수 없이 펴야하는 측면이 있지만,   

국민의 먹을거리를 담보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언론매체로 미국농가의 축산방법이 도마위에 올랐듯이,

정성과 영양를 고려한 우리나라 축산농가의 사육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소똥이 산더미처럼 쌓이면 그것을 그대로 초지에 뿌리고 소 뼈를 갈아 사료로 사용한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쌀코기만 먹지만 우리나라는 몸에 좋다고 사골을 푹 고아 그 국물로 갖가지 요리의 맛을 더했다.  

아내는 아이들의 보양식으로 사골을 우려낸 국물을 주로 애용했고,

아직도 냉동실에는 콩콩 언 소뼈가 남아있다.    

 

農者之 天下之大本也라.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근본을 지키고,

그 근본이 밑바탕이 될 때 흔들림없는 지속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국제화 추세에 맞지않게,

한민족이니 단일민족이니 하면서,

민족의 자긍심과 문화의 뿌리를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의미에서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세게와 경쟁하고 개방을 확대하더라도,   

우리 민족이 갖는 고유의 미풍양속들이 사라지지 않고 계승될 수 있도록,

보다더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세계의 식량대란은 이미 예고되어 있다.  

연해주나 우크라이나 또는 다작이 가능한 동남아에 식량기지를 만든다지만,

지금도 임대한 농지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고 한다.  

미리미리 대비하여 적어도 우리나라 국민이 굶는 최악의 상태는 가지 말아야 할 것이다.  

 

農者는 根本임에도,

사회에서는 가장 약한 존재다.  

 

언제부터인가,

농촌이 할 것 없으면 누구나 돌아가는 곳으로 변해 버렸을까?  

우리들의 마음의 고향이 시름에 젖지 않도록,

우리나라 농산물이 다소 비싸더라도 애용하는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도리다.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개방은 필요하더라도 우리 스스로 우리의 근본을 지키는 노력을 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살기좋은 농촌이 될 것이라 믿는다.  

한우를 사랑하고 아끼고 지키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근본을 지키는 것이다.

  

                                 

 

  

 

 

 

 

 

'^*^ 낙 서 장 > 순 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심과 애착  (0) 2008.05.02
사는 이유  (0) 2008.05.01
혼자 그리고 함께  (0) 2008.04.17
이름이란 가치  (0) 2008.04.02
텃 밭  (0) 2008.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