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26년, 양주 불곡산(악어바위-임꺽정봉-상투봉-상봉)

소우(小愚) 2026. 4. 19. 18:04

 

 

◆ 곁과 속이 다른 양주 불곡산 산행

(대교아파트-악어바위-임꺽정봉-상투봉-상봉-양주시청코스)

 

양주의 불곡산은,

대동여지도에 양주의 진산으로 알려진 산이다.

경기도 양주시 유양동과 백석읍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의적으로 무수한 설화와 소설의 주인공으로 묘사된 임꺽정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이익의 성호사설에서는 그를 홍길동, 장길산 함께 조선의 3대 도둑으로 꼽았다.

 

임꺽정은,

당시 여러 해 연이어 흉년이 들고,

관리들의 수탈로 민생이 어려워지자 민란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그의 주요활동무대가 경기도와 황해도 일대였다.

그래서인지 이곳 불곡산과 파주 감악산에도 임꺽정봉이란 이름의 봉우리가 있다.

 

특히 이곳 불곡산에는,

다양한 동물 모양의 바위들로 유명하다.

그중 백미는 악어바위로 악어한마리가 절벽을 타고 오르는,

기이한 모습으로 악어껍질은 마치 조유명각가의 작품인 듯 정교하다.

그리고 복주머니바위나 공룡바위, 공깃돌바위, 생쥐바위, 물개바위는 거의 흡사하다.

 

내가 오늘,

불곡산을 찾은 이유 역시,

악어바위로 대표되는이 바위들을 보고,

상투봉과 상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의 스릴감을 맛보기 위해서다.

 

양주 불곡산은 소요산에서,

도봉산과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세에서 갈라진 산으로,

해발 470m로 크지 않은 산이지만,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바위 능선이다.
곳곳에 솟은 기암들이 이어지며 산세가 오밀조밀해 산행하는 재미가 크다.
특히 상투봉의 능선구간은 짧지만 암릉의 긴장감과 스릴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양주 일대는,

신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교적 넓은 평지와,

이를 둘러싼 400~500m급 산지들이 어우러진 분지형 지형이다.

남쪽이 높고 북쪽으로 낮아지는 지형은 불곡산 정상에 올랐을 때 더욱 또렷하다.

사방으로 시야가 열리며 양주와 의정부 일대의 지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실 난 양주가 초행이다.

예전에 한탄강주상절리길을 보기 위해 철원과,

명성산 산정호숫길을 걷기 위해 포천에 온 적은 있지만 말이다.

초행은 늘 설램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기에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유튜브 동영상으로 등산코스나 주요볼거리를 미리 체크하고 숙지했다.

 

언제부터인가,

난 산을 통해 그 지역과 문화적대화를 나눈다.

불곡산 아래에도 백화암을 비롯하여, 지방관아 동헌과 금화정,

양주향교, 양주별산대놀이 전수회관, 양주산성 등, 역사적 흔적들이 남아 있다.

그리고 이곳 불곡산에는 8개소의 보루가 있는데 코스상에 있는 보루도 살펴볼 예정이다.

 

오늘 산행은,

양주시청에 주차하고 택시를 이용하여 대교아파트로 이동 후,

악어바위를 비롯한 동물이름의 바위들을 보면서 임꺽정봉에 올랐다가,

상투봉에서 상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구간을 거쳐 양주시청으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소요시간은 대략 5시간정도 예상하고 있다.

 

강릉에서 새벽 3시 출발,

양주시청 주차장에 도착하니 5시 50분이다.

먼저 콜택시를 호출하고 등산준비를 한 뒤 콜택시(7,900원)로,

대교아파트 건너 편 등산로에 도착하니 6시 5분이다.

등산안내판이 서 있는 골목길에 들어서자 불곡산 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택시에서 본 불곡산은 다소 실망스럽다.

우측으로 3개의 봉우리가 보이지만 나의 눈에는 야산에 불과했다.

낮은 산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양주의 진산이라 하기에는 무엇인가 부족하다.

꿀벌농장 옆으로 난 밭길이 끝난 지점 만난 첫이정표에서 악어바위방향으로 진행했다.

묘가 산재되어 있는 곳을 지나자 긴 암벽이 보인다.

 

조금 더 걷자,

이정표가 나오고 악어바위는 좌측이다.

이내 안전로프가 설치된 오르막이 나오고 오르자 능선이정표가 보인다.

그곳에서 다시 좌측으로 5분여를 오르자 슬랩지대가 보였다.

슬랩을 오르자 이내 갓바위(쿠션바위)가 나온다.

 

슬랩구간에서는,

양주의 작은 산들이 조망된다.

조금 더 오르자 남근바위가 보이는데 남근석치고는 시원찮다.

하지만 슬랩을 오르면서 처음 접한 불곡산에 대한 실망감이 다소 가신다

초심자에게는 다소 어려울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볼거리도 많을거란 기대가 된다.

 

안전로프를 붙잡고 오르는 곳곳마다,

이름을 가진 바위들이 그 자태를 뽐내고 그곳에서의 조망 역시 뛰어나다.

암봉 위에 달랑 복주머리를 올려놓은 듯한 복주머리바위를 본 뒤,

로프를 붙잡고 내려가 안전대가 설치된 바위면을 돌아가면 삼단바위가 나온다.

이어서 절벽과 절벽틈으로 난 등산로를 오르면 마치 계란처럼 생긴 공룡바위가 신기하다.

 

불곡산의 랜드마크이자,

백미인 악어바위는 이 공룡바위 아래에 있다.

조심스럽게 절벽을 내려가면 마치 악어가 화석으로 변한 듯한 악어바위가 보인다.

너무나 신기해 몇 번인가 다시 봐도 살아있는 악어를 보는 듯하다.

머리, 눈, 다리, 꼬리, 등껍질, 어는 곳 하나 빠질 게 없다.

 

악어바위 아래에는,

이름없는 기묘한 바위가 또 하나 있다.

어찌보면 동물 두 마리가 싸우는 것 같고, 바위 앞면만 보면 귀면처럼 보인다.

그리고 절벽을 이룬 두 개의 바위면에 자란 소나무의 생명력이 부럽다.

악어바위를 지나 올라가는 암봉 위가 아마 신선대가 아닐까 싶다.

 

이내,

이정표를 지나자 슬랩이 이어진다.

슬랩에 박힌 발디딤과 안전대를 붙잡고 오르는 내내 상쾌하다.

다양한 이름을 지닌 바위와 위험천만한 슬랩구간은,

오로지 안전에 집중하기 때문인지 세상의 온갖 근심걱정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공룡바위에서부터 이어진 분홍색이 선명한 진달래가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코끼리바위는,

슬랩구간 중간쯤 있다.

하지만 코끼리 형상치고는 어딘가 부족하다.

조금 오르면 배를 하늘로 들어낸 채 자는 듯한 강아지모양의 바위도 있다.

마지막으로 슬랩을 이룬 암봉 끝자락에는 공깃돌바위가 금방이라도 굴러내릴 듯하다.

 

이곳에서,

임꺽정봉에 오르려면,

임꺽정봉, 상투봉 갈림길이정표가 나오는 곳까지 내려가야 한다.

이 이정표에서 임꺽정봉은 약 200m 올라가야 한다.

난 이곳에서 누가 가꾼 듯한 예쁜 꽃나무를 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말발도리였다.

안전대를 붙잡고 경사면을 숨가쁘게 오르니 돌로 쌓여진 제8보루성이 보였다.

◆ 임꺽정봉

 

보루는,

적을 막기 위하여,

돌, 흙따위로 튼튼하게 쌓은 구축물이다.

이내 임꺽정봉 정상이 나오는데 정상은 돌무더기 쌓여있는 공터다.

사방을 빙둘러 안전대가 설치되어 있는 전망대 정면과 좌측으로는 양주시가,

우측으로는 상봉과 상투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있다.

 

임꺽정봉에서,

임꺽정봉, 상투봉 갈림길 이정표로 돌아와 상투봉으로 향했다.

약 2분정도 걸으면 물개바위가 나온다.

이어서 테크계단을 오르면 갈림길 이정표가 나오고 ,

연이어 진달래꽃길이 이어지다 이내 상투봉으로 가는 오르막이 시작된다.

◆ 여성봉
◆ 여성봉과 생쥐바위(하)

 

그리고 이어서 여성봉이다.

여성봉이란 이름은 아마 바위모양이 여성스러운 모습을 닮아서일 것이다.

여성봉 직전의 바위가 바로 생쥐바위인데, 건너편 오르막길에서 보면 뚜렷하다.

급경사테크계단을 오르면 바위절벽 능선길이 이어지는데,

아마 이곳이 불곡산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 너무나 아름다운 바위능선
◆ 바위능선 위의 분재형소나무

 

 

너무나 아름답다.

비록 양쪽으로 난간대가 설치되어 있지만,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나 스릴감, 그리고 시원함은 단연 으뜸이다.

그리고 그 끝머리에 자란 소나무의 자태는 또 어떤가?

대자연의 조화치고는 너무나 신비롭고 위대하며 신령스럽고 조화롭지 아니한가?

 

잠시 발길을 멈추고,

능선을 몇 번이나 오가면서 대자연의 멋을 즐겼다.

혹시 상투봉의 이름조차.예전에 성인 남자의 머리카락을 끌어올려,
정수리 위에 삐쭉하게 틀어 맨 것을 이르던 말에서 유래된 것은 아닐까 싶다.

바로 그 능선 위가 상투봉 정상이다.

 

상투봉을 내려서면,

상봉으로 가는 분홍의 진달래가 만발한 능선이 나오고,

제7보루성을 지나면 상봉으로 올라가는 테크오르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테크오르막 절벽에는 거북바위가 있는데 소나무에 막혀 그 모습을 촬영하기 어렵다.

이어서 상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곳곳마다 진달래동산을 이룬다.

 

푸른 하늘과,

맞닿을 듯한 그 끝이 상봉이다.

해발 470.7m 불곡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상봉답게,

양주의 진산다운 모습과 풍광을 보여준다.

또 그곳 테크계단 위에는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어 왠지 모르게 숙연해진다.

 

잠시 상봉 정상을 오가며,

정상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분과 즐거움을 만끽했다.

다양한 포즈로 셀카놀이도 하고 사방의 풍경을 눈으로 마음으로 즐겼다.

여유롭고 넉넉한 마음으로 산을 대하면 산은 두려움이 아닌 즐거움의 대상이다.

그런 면에서 불곡산은 높이는 낮지만 만족도는 높은 산인 것같다.

 

불곡산에서,

동물이름의 마지막바위는 팽귄바위다.

그 아래에는 이정표와 쉼터가 있는데 그곳에서 양주시청까지는 2.7㎞이다.

완만한 등산로를 잠시 걸으면 상봉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아마 이곳이,

양주시청을 들머리로 할 때,

상봉정상으로 가는 초입이라 불곡산의 정보를 알려주는 장소인가 보다.

그래서 이곳에는 양주 주변의 산과 불곡산의 바위들을 소개하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나 역시 상봉과 양주시를 배경으로 한 컷 !!

 

이곳에서부터,
양주시청까지 이어진 하산은,

소나무숲길을 따라 형성된 보루성을 보면서 걷는 산책로에 가깝다.

물론 약간의 업다운은 있지만 양주시청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오늘 불곡산 산행시간은 약 4시간 20분 소요되었다.

 

불곡산은,

곁과 속이 다른 산이다.

곁으로 보기에는 그저 야산에 불과했던 산이,

실상은 이름을 가진 바위들과 암봉들, 그리고 매력적인 암릉을 품은,

산행의 스릴감과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진달래산행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