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25년, 대구여행(1)

소우(小愚) 2025. 3. 17. 20:55

 

 

◈ 대구여행

 

◇ 일시 : 2025. 03. 15.

◇ 여행지 : 대구 김광석 길-근대문화골목 2구간 -팔공산-동화사,

 

3월 15일,

외종사촌 여동생이 대구에서

첫 며느리를 맞아들이는 맏아들 결혼식을 한단다.

그래서 결혼식 참석차 가는 길에 겸사겸사 대구여행을 계획했다.

 

아직 늦겨울 초봄 간절기이고,

결혼식참석이 본령이라 가볍게 산책겸 여행을 할 수 있는,

김광석 길과 근대문화골목 2구간, 그리고 결혼식이 끝난고 시간이 되면,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팔공산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와 동화사를 둘러보기로 했다.

 

15일 아침 새벽 4시,

결혼식에 함께 참석하기로 했던,

오남매 중 한 분이 감기몸살로 갈 수 없어,

오늘 약속이 취소된 아내를 부랴부랴 설득해 준비하느라 바쁘다.

 

서두른 덕에 6시경,

대관령면 고향집에서 작은형부부를 모시고,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대구에 도착하니 10시에 가깝다.

대백프라쟈 앞 대봉동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대구여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안동을 지나면서부터 시작된 비는,

대구 대봉동공영주차장에 이르러서는 세찬 바람과 꽤 많은 비가 내린다.

게다가 우산을 펴지 못할 정도의 거센 바람으로 너무나 춥다.

차에서 내려 김광석 길을 찾았지만 다구를 처음 방문한 나로서는 조금 당황스럽다.

 

다행히 지나가는 한 분에게 문의하니,

주차장 출구에서 길을 건너면 김광석 길이 시작된다고 알려주었다.

그분 말씀대로 갔더니 커다란 기타조형물 옆 골목으로 김광석 길이 보인다.

그 거리에서 마침 가게문을 열고 있는 사람이 있어,

근대문화골목으로 가는 길도 여쭤보니 김광석길을 나가서 곧장 텍시를 타라 알려주신다.

 

 

1. 김광석다시그리기길

 

가수 김광석은,

1964년 생으로 내 동생과 같은 나이다.

나와 두 살 터울이니 동시대의 같은 감성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억하건데 나 역시 학창시절 세시봉이나 노찾사의 포크송을 주로 듣고 불렀던 것 같다.

그리고 포크키타도 한동안 열심히 배웠던 기억이 난다.

 

김광석은 진솔한 목소리로,

서정적인 발라드 및 1970년대 모던포크의 맥을 잇는 포크풍 노래를 주로 불렀다.

대학생연합 노래패인 메아리와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에서 활동했다.

1989년에 솔로로 독립, 주로 발라드 노래를 부르다가 3집부터 포크송 가수로 전환하여,

<일어나> 등이 실린 4집에서는 포크음악경향이 더욱 뚜렷해졌다.

 

초기의 사랑 중심의 가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변했으며,

읊거나 이야기하는 방식의 창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소극장 중심으로 1996년 단독 라이브 공연 1,000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면서,

한국대중음악계에 라이브 공연을 정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가수이다.

 

김광석 길은,

故 김광석이 살았던 대봉동 방천시장 인근 골목에,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테마로 조성한 벽화거리라 할 수 있다.

350m 길이의 벽면을 따라 김광석 조형물과 포장마차에서 국수 말아주는 김광석,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김광석 등, 골목의 벽마다 김광석의 모습과 그의 노래 가사들이,

다양한 모습의 벽화로 그려졌다.

 

대구를 방문하신다면 ,

꼭 한번 들러봐야 할 따뜻한 감성이 가득한 곳,

김광석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방문하고 싶어 하는 곳이다.

이 거리를 걷다 보면, 마치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며 거리를 걷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김광석 기념 조형물과 소형공연장, 벽화와 포토존 등이 마련되어,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다.

 

 

 

2. 근대문화골목투어길 2구간

 

대구중구,

근대문화골목투어길은 총 5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제1코스는 경산감영달성길로(3.25㎞/2:30소요), 제2코스 근대문화골목(1.64㎞/2:00소요),

제3코스 패션한방길(2.65㎞/2:00소요), 제4코스 삼덕봉산문화길(4.95㎞/2:50소요),

제5코스 남산100년향수길(1.80㎞/2:00소요)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코스이든,

탑방객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오늘 내가 선정한 제2코스 근대문화골목길은 일제강점기를 벗어나기 위한,

이곳 대구사람들의 항일운동과 독립운동의 성지 중 한 곳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당시의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코스라 할 것이다.

 

근대문화골목은 텍시로 이동했다.

김광석길을 나와 텍시를 타고 청라언덕이 있는 제일교회에서 내렸다.

요금은 6,900원, 이곳까지는 약 10여분 거리지만 도심정체로 조금 더 걸렸다.

도로 건너편으로 계산성당이 보이지만 사방이 온통 빌딩숲이라,

어디서부터 탐방을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다.

 

사방을 두리번거리자,

청라언덕관광센터가 보인다.

다행히 문이 열려있어 골목투어안내를 문의하니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먼저 안내센터 열 골목으로 들어가면 3.1만세운동길을 지나서,

청라언덕과 동산선교사주택을 보고 서문시장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 계산성당을 보고,

도로를 따라가다 나오는 이상화고택이 있는 골목부터 투어가 시작된다고 하신다.

 

근대문화골목 곳곳에는,

선현들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이 깃들여 있으며,

옛 정취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아름다운 골목이라 할 수 있다.

안내센터 옆 골목에 들어서자 청라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90개의 계단이 있다.

그리고 계단 양쪽으로 펄럭이는 태극기가 꽤 인상적이다.

 

3·1만세운동길이라고 불리는 이 길은 ,

3·1운동 당시 만세운동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도심으로 모이려고 일본군의 감시를 피해 지나다녔던 솔밭길이라고 한다.

계단길 옆으로 3·1만세운동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돼 있어,

그 당시의 의미를 더해준다.

 

계단을 오르면 청라언덕이다.

청라언덕은 대구에 기독교가 뿌리 내려 성장한 중심지이며 ,

학창시절 대부분의 학생이 불러봤던 <동무생각>의 노랫말 배경이 된 곳이다.

동무생각은, 대구가 낳은 한국근대음악의 선구자인 박태준(1900~1986)이,

자신의 연애사를 교분이 있던 시인 이은상이 듣고 쓴 시에 다시 곡을 붙인 가곡이다.

 

청라언덕에 올라서면,

1893년부터 선교 활동을 하던 미국 선교사들이 짓고 살았던 주택이 보인다.

붉은 벽돌집에 담쟁이 넝쿨이 벽을 휘감고 있어 인상적이다.

지금은 의료, 선교 관련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근대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선교사 주택 사이에는,

순교한 선교사들이 묻혀있는 은혜정원이 있다.

그리고 그 위으로는 블레어 선교사주택과 동무생각 노래비가 서 있다.

학창시절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로 시작되는,

이 가곡을 열심히 불렀던 기억이 새삼 새록새록 떠오른다.

 

바로 옆에는,

대구제일교회가 우뚝 서있다.

대구제일교회는 조선 말기인 1893년에 설립된,

한국기독교의 역사가 서려 있는 경상북도 및 대구 지역 최초의 개신교 교회이다.

중구 남성로에 있는 옛 예배당은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0호이다.

 

지금의 교회는,

동산동 전 영남신학대학교 부지 일대에 ,

새 성전을 건축해 1994년 6월 이전하고 2002년 4월에 헌당됐다.

골목투어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고풍스러운 옛 제일교회는,

지금은 대구기독교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정상 서문시장방문은 취소했다.

3·1만세운동길의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면 큰길 건너편에 계산성당이 보인다.

횡단건널목을 건너 마주한 계산성당 앞에는 이미 단체관광을 온 탐방객들에 점령되어,

인증사진조차 촬영할 수 없었고, 벌써 미사가 시작되었는지,

성당 내부모습을 볼 수 없어 너무나 아쉽다.

 

계산성당은,

1918년에 지어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성당이다.

1984년 5월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방문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처음에는 한식 기와집으로 지었던 천주교 성당으로. 화재로 전소된 후,

1902년 재건돼 지금에 이르렀다.

 

프랑스 신부인 로베르가 설계했으며 ,

영남 최초의 고딕 양식 성당으로 우뚝 솟은 쌍탑이 고풍스러움을 더하는 것 같다.

야간조명이 설치돼 밤에는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성당 내부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때,

순교한 성인들이 한복 입은 모습으로 새겨져 있다.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을 만나러 가는 길은,

근대와 현대가 구불구불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골목길이다.

그가 나고 자란 고택에는 이상화 선생의 초상화와,

민족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 구절이 벽면에 새겨져 있다.

옆에는 대구 근대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근대문화체험관 <계산예가>가 나온다.

 

계산예가 전시관에서는,

대한제국 시기, 일제강점기, 해방이후,

한국의 모습들을 영상과 자료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상화 고택 앞에는 서상돈 고택과 나란히 자리해 있다.

서상돈은 1907년에서 1908년까지 국채를 국민적 모금으로 갚기 위한 ,

국권회복운동을 주도한 애국자이다.

 

계산예가길을 나와 좌측으로 가면,

주한 대구 프랑스문화원 골목 담벼락 아내로,

계산성당과 제일교회가 숨은보석찾기인양 보이는 꽤 근사란 포토존을 만날 수 있다.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한 후 길을 따라가면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이 나온다.

마당깊은 집은 1988년 계간 <문학과 사회>에 연재된 장편소설이다.

◆ 마당 깊은 집과 전시관 내부

 

마당깊은 집은,

길남이란 주인공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누나 손을 잡고 대구로 오면서부터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시간적 순서로 나열한 소설로, 1950년대 초 대구의 마당 깊은 집에 모여 살게 된,

여섯 가구 스물두 명의 인물들에 얽힌 이야기이다.

 

마당깊은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은,

좁지만 아기자기한 테마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전시관과 안내실, 화장실, 마당(퇴랑), 골목과 외대문으로 구성된,

문학체험문화공간으로 마당깊은 집 모형과 등장인물소개,,

50년대 대구풍경과 생활상 그리고 김원일 작가의 기증품과 작가의 방이 있다.

 

특히 오늘,

우리 일행을 감동시킨 것은,

이곳에 계신 사진작가로부터 일행을 촬영한 프로이드 사진이다.

이어진 약전골목에는 옛 제일교회이자 기독교역사관과,

약령시한의학박물관이 나란히 서있다.

 

대구제일교회 기독교역사관은,

대구, 경북지역 최초의 개신교 교회 모교회로서,

미국 선교사인 베어드목사가 대구션교기지로 세운 교회로

대구광역시 유형뮨화재 제30호, 한국기독교사적 제13호로 지정된,

1919년 3.1독립만세운동 참여교회이며, 사진과 역사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나란히 있는 약령시한의학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한의학 관련 자료와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한약재를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으며,.

의료 기구 전시: 옛날 의사들이 사용하던 의료 기구를 통해 한의학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한방 체험: 약초차 시음, 발 마사지 등, 다양한 한방 체험도 할 수 있다.

 

기독교역사관 맞은편에는 교남YMCA가 있다.

대구 구 교남YMCA 회관은 일제강점기 3.1독립만세운동 당신,

독립운동가들이 회합하던 공간이며, 아지트로 사용했던 역사적 장소이다.

1914년 건립된 2층의 붉은벽돌건물로 1층과 2층 사이를 돌림띠로 장식하고,

창호상부는 아치로 사각형의 창문이다.

 

<십자가를 등에 지고 태극기를 손에 들고>

십자가와 태극기로 장식된 건물 벽면에 있는 글귀이다.

2층올 올라가는 좁은 길과 2층 공간 가득 한반도 탁자 주변으로 가득찬 빈의자는,

독립을 바라는 독립운동가들의 피땀이 서린 열정이 살아 숨 쉬는 듯하다

나오면서 결국 방명록에 한 줄의 글을 남길 수밨에 없었다.

 

영남대로를 잠시 걷다,

결혼식에 가야할 듯 싶어 약령서문으로 나와 텍시를 타고,

차가 주차되어 있는 대봉동공영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결혼식이 열리는 호텔인터불고엑스코까지는 8.7㎞, 20분 거리다.

혹여 늦을까 싶어 조금 일찍 출발했다.

 

예식장에 도착해,

혼주인 외종사촌 여동생부부와 축하인사를 나누고,

결혼식에 온 일가친적들과 잠시 담소를 나눈 뒤 식당으로 이동했다.

결혼식까지는 아직 40여분 남았기에 먼저 허기부터 달랬다.

결혼식이 시작될 즈음 결혼식장을 나와 인근 백화점에서 추위를 달랠 옷을 샀다.

 

 

 

3. 대구 팔공산케이블카-동화사 탐방

 

팔공산은,

대구광역시 북부를 둘러싸고 있는 해발 1,192.3m의 산으로,

중악, 부악, 공산, 동수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양쪽에 동봉과 서봉이 있으며,

그 줄기가 칠곡군, 군위군, 영천시, 경산시, 구미시에까지 뻗어 있다.

 

산세가 웅장하고 하곡이 깊어,

예로부터 동화사, 파계사, 은해사 등 유서 깊은 사찰과,

염불암, 부도암, 비로암 등의 암자가 들어서 있다.

야셍화로는 명아주, 원추리, 은난초, 옥잠화 등, 690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1980년 5월 도립공원으로, 2023년 5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팔공산케이블카는,

경치를 구경하면서 동시에 스릴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정원이 6인승이며, 24대가 40초 간격으로 자동 왕복 순환한다.

케이블카 정상역은 신림봉 꼭대기에 있으며, 비로봉 정상에 있는 제천단과,

동쪽 갓바위 부처님과 함께 기복신앙의 대표적인 장소이다.

 

케이블카 정상역은,

제천단과 대구월드컵경기장과 일직선상에 위치하며,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형상에서도 몸통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풍수지리적으로도 아주 좋은 기운을 가진 곳이라 한다.

식당, 카페도 있고 산책로도 조성되어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팔공산케이블카,

하부역주차장에 도착하자 또다시 비가 쏟아진다.

시간도 오후 4시 40분, 팔공산 등산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서둘러 요금(성인 1인/14,000)을 내고 케이블카에 탑승했지만 안개가 자욱하다.

정상역에 가까워지자 진누깨비로 변했다.

 

정상역에 도착해,

직원에게 팔공산등산을 문의하니 오후 5시 이후에는 등산이 어렵다 한다.

정상역에서 나가자 사방은 오리무중이고 거센 눈보라로 너무나 춥다.

정산역 주변의 전망대와 포토존, 그리고 산책로를 돌아보고,

인증사진을 찍은 뒤 황급히 내려왔다.

 

미리 알아보고 탈 걸,

백화점에서 쇼핑을 조금 서두를 걸, 후회스럽다.

어쩌면 이런 날씨라면 오히려 팔공산 등산을 하지 못한 게 다행인지도 모른다.

아쉬운 마음에 팔공산 동화사로 향했다

 

팔공총림동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의 본사이다.

통일신라시대의 절로 금산사, 법주사 와 함께 법상종 3대 사찰의 하나이다.

고려 문종 때에는 이 절에서 원천 법천사의 지선국사가 배출되었고,

그 문하에서 속리산 승통 석규와 1,000여 명의 승려들이 나왔다.

 

임진왜란으로,

동화사 전체가 불타버린 후,

여러 차례의 중창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으며,

조선 영조 때 중건된 대웅전과 극락전을 비롯하여 20여 채의 건물이 남아 있다.

 

이밖에도,

보물로 지정된 당간지주(보물 제254호),

금당암3층석탑(보물 제248호)·비로암3층석탑(보물 제247호)·

비로암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244호)·동화사입구마애불좌상(보물 제243호)

석조부도군 등이 있다.

 

동화사를 돌아보는 내내 비가 내린다.

작은 형 부부와 아내는 춥다고 차로 돌아가고 나 혼자 구경했다.

통일대불을 지나 대웅전과 영신전, 칠성각과 조사전, 산신각을 돌아 내려와

통일범종루 아래 원음각을 지나 교각을 지나,

통일약사대불을 보려 내려갔다.

 

수도처와 승탑을 지나자,

계곡 우측으로 통일약사대불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잠시 걸어올라가 금강계단을 오르자 통일신원대전 광장에는,

통일약사대불과 석가탑 2기가 나란히 있다.

계곡갈림길로 다시 내려와 해탈문으로 올라가는 멋진 교각을 올라갔다.

 

돌아가는 길에,

비로전과 율원을 보고 주차장으로 돌아가자,

기다리던 일행이 나에게 불현 듯 지갑을 잘 챙겼느냐고 묻는다.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보이자 차의 다시방에서 또 다른 지갑을 보여준다.

운전석 아래에서 주웠다고 한다.

 

그 지갑은,

지난해 9월쯤인가, 매부생일파티에서 분실한 지갑이다.

그날도 비가 억수같이 내려 식당부터 커피를 먹었던 커피숍까지,

정신없이 찾다가 결국 부랴부랴 주민등록증을 비롯하여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를,

분실신고하고 재발급받았는데 이렇게 돌아온 것이다.

 

이번 대구여행으로,

뜻밖의 행운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먼저 차로 돌아간 아내가 나에게 행운을 선물한 것이다.

오늘 처음으로 방문한 대구에서 운전하느라 꽤 신경이 쓰였는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내내 즐거웠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