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익어가는 삶

소우(小愚) 2020. 7. 7. 15:26

 

◇ 피나무-꽃

 

◆◇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고 싶다.

 

나 스스로 꼰대임을 인정하고 있지만,

왜 이렇게 매사에 비틀려있고 자기중심적이 되었나 싶다.

반대의 말이라도 들을라치면 버럭 소리 지르거나 화를 내는 것이 일상이 된지 오래다.

상황에 따라 옳고 그름이나 말이 달라져 너무 자기 입장만 고집하는 자신에게 난감할 때도 있다.

이익에 따라 흔들리는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어 후회할 때도 많다.

 

세상을 당당하고 살고 싶지만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왠지 달갑지 않다.

이해를 구하고 설득을 해야 하는데 해야 할 말이 입안에 맴돌고,

정작 화를 내야 할 때에는 참고, 화를 내지 않아야 할 때는 버럭 화를 내고,

상황에 따라 옳고 그름이 달라질 때가 많아,

어떻게 대하고 행동해야 할지 난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은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보다는 구별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게 처신하기 어렵다.

얼굴이나 모습이 다르듯, 생각이나 가치 역시 다름에도 난,

늘 나의 생각만 옳다는 강박감이 있는 것같다.

사정이나 형편을 헤아려 너그럽게 이해해야함에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

 

함께하면서 그 사람의 개성이나 성격, 생활패턴을 알면서도,

순간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들어내곤 한다.

 

요즘 존경심을 잃어가고 있다.

주변에 누가 잘되면 축하의 말 대신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성공이란 삶의 자취가 스스로 흘린 땀의 산물이 아닌,

대부분 연줄이나 대물림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노력 없이 부나 권력을 가진 사람의 상속에 의해 만들어진 거짓 성공인 것이다.

어쩌면 돈이 곧 성공이란 등식이 만든 현상이다.

 

마음만은 젊게 살고 싶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서 나타나는 나의 처신은,

언제나 꼰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때때로 주위를 둘러보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변하려 노력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젊을 세대를 보면서,

 “그래, 차라리 꼰대가 낫지.” 하는 안도감도 든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그립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것처럼,

너무 내 위주로 사람을 가리는 것은 아닌지 늘 조심하려고하지만

그 역시 나만의 착각인지도 모른다.

가족과 친구와 동료와 함께하면서도, 때때로 혼자 버려진 듯한 외로움을 느끼듯이,

마음에서 오는 허전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선명해지는 듯싶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고 싶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여름이면 성장하고, 가을이면 결실을 맺고,

겨울이면 그 삶이 더 단단해지듯이, 시간이 더해져 세월이 되듯이 그렇게 흘러가고 싶다.

이미 내 안에 있는, 인연의 소중함과, 추억과, 따뜻함을,

가슴 안으로 숙성시키는 시간을 맞이하고 싶다.

감사함으로 맞이하는 하루하루의 축복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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