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2019년을 보내며.......

소우(小愚) 2019. 12. 28. 10:25

 

 

 

 

 

    ◆◇ 난 행복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작고하신 아버지나 어깨를 빌려주던 친구의 모습도 생각납니다.

    한해가 지나고 나이가 더해질수록 그들이 내게 베풀었던 희생과 도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진즉에 알았다면 함께 할 때 좀더 잘 할걸 하는 미안함과,

    고마움과 감사함을 표현하지 못한 아쉬움도 남습니다.

 

    매일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갚지 못한 도움들이 하나 둘 쌓여만 갑니다.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나이의 숫자도 바뀐 것처럼 마음도 생각도 변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란 막연한 자신감도,

    혹여 잘못하면 큰일이라는 조급함으로 바뀌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해답을 구할 사이 없이 지나가는 빠른 변화에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합니다.

 

    날마다 그리고 해마다

    조금은 달라지고 성장했기를 기대했지만,

    금년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아쉬움과 후회만 더해진 듯 합니다.

    정답이라 믿고 걸어왔던 하루가 어느 날엔가 불쑥 송두리째 후회로 되돌아오는 순간,

    과연 무엇을 위해 그토록 애썼는지 내 삶의 정당성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반드시 할 일은 그냥 지나쳤고

    지나쳐도 좋을 일은 누구에겐가 뺏을세라 살아온 탓에,

    돌아보기에도 부끄러운 오늘이 된 듯싶습니다.

    가난을 원망하고 부족함을 탓하느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하루살이처럼 치열하게도, 동화 속 베짱이처럼 제대로 놀지도 못하면서

    세상고민 저 혼자 짊어진 듯 독불장군처럼 산 탓이죠.

 

    주변을 돌아보면

    아픈 사람도 많고 나보다 못한 사람도 많은데,

    바쁜 삶을 핑계로 버팀목이 되어준 소중한 사람들의 곁을 외면했습니다.

    듣지 말아야 할 것은 듣고,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을 참지 못한 탓에,

    마음을 아프게도 했습니다.

    입으로는 소중하다면서도 정작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들의 시간도 강물처럼 흘러가겠죠.

    때로는 거칠 듯 조용하게, 때로는거침없이 흐르다 굽이치듯이,

    오늘이 과거가 되고 미래가 현실이 되듯이, 우리들의 인연도 그렇게 흘러갈 것입니다.

    하지만 하루의, 한해의, 한인생의 끝자락마다,

    언제나 희망이 되어주는 그대가 있음으로 난 행복합니다.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의미는 사람입니다.

    사람으로 즐겁고 행복하며, 사람으로 슬프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내 곁에 그런 사람이 있어 삶에 의미가 되고,

    열정이 되고,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

 

    제발 다가오는 경자년 쥐띠 해에는,

    나와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과 깊은 정을 나누는 한해가 되기바랍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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