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대학생 병역의무

소우(小愚) 2019. 3. 6. 11:58

 

 

 

 

 ◇◇ 군 문제는 남자들의 자존심이다.

 

 요즘 나의 고민은,

 대학생인 아들의 병력문제다.

 첫째와 7년 터울로 늦게 본 자식이라,

 가급적이면 돈을 벌 때 부모의 도리를 다하고 싶은 욕심에서다.

 

 그 후 대학교도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도 하고, 결혼까지 했으면 금상첨화겠는데,

 대학교를 들어가고 매년 병무청에 소집을 신청했지만 선발되지 못했다.

 게다가 인근 대학으로의 편입학 역시 이루어지지 않았다.

 

 군 입대를 결정하는 병력판정검사는,

 만 19세 되는 해에 본적지 병무청에서 받는다.

 아쉽게도 아들은 병력판정검사에서 척추 측만증으로 4급 판정을 받았다.

 군부대에서 4주간 기초군사 훈련 후 민간인 신분으로,

 병무청에서 지정하는 곳에서 복무기간을 마치면 된다.

 

 보충역은 한마디로,

 유사시에 필요에 따라 현역병으로,

 충당하기 위해 소집하는 예비 병력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보충역이 갈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병무청에서 지정하는,

 사회복지시설과 공공기관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매년 12월에 1,2지망으로 근무지를 선택하여 신청하고,

 추첨으로 선발하는데 이 역시 경쟁률이 심해 탈락하기 쉽다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떨어지면 또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병역의무는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반드시 마쳐야하는 일 중 하나다.

 그럼에도 징집을 요청해도 병력의무를 다할 수 없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하루 빨리 병력의무를 마치고 취업준비를 해도,

 실업자가 되는 현실에서 보면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병무청이 오히려 청춘들의 장래를 방치고 있는 꼴이지 않는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부득이하게 군에 가지 못한 나로서는,

 남자에게 있어 군 이력만큼 평생을 따라다니는족쇄임을 너무도 잘 안다.

 취업을 위한 면접에서나 각종 모임에서 남자들의 대화주재는,

 당연이 군에 관한 얘기들이데 주변인이 되어야하는 어색함이나,

 면접 때마나 그 사유를 설명해야하는 아픔은 생각보다 꽤 크다는 사실이다.

 

 군 이력이 사회생활에,

 그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말이다.

 그래서 아들만큼은 반드시 현역으로 만기제대 했으면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현역제대가 곧 대한민국에서 정상적인 남자의 기준으로 인식되는 현실,

 역시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러한 현상이 많이 줄어들었어도,

 그것은 아직 남자들의 자존심을 잘 모르는 무지의 정의일 뿐이다.

 경쟁에서 이겨야만 하는 현실에서 군에 가지 못한 사유,

 는 그저 핑계요 개인사정인 것이다.

 그러나 군 문제는 바로 남자들의 자존심인 것이다.

 

 아들 녀석이,

 친구들과 일본여행을 떠났다.

 군 문제뿐만 아니라 지방대학을 다니면서 겪는,

 현실적인 고민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는지 모른다.

 아직 어리고 사회경험이 일천할지라도 그 어찌 자신만의 고민이 없겠는가?

 

 다행스럽게도,

 이 여행이 계기가 되었는지,

 휴학하자 병무청으로부터 선 입대지원을 하라는 통지가 왔다.

 예상치 못한 일이지만,

 부디 행운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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