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출근길에,
아들녀석이 슬그머니 건네주는 크리스마스카드를 받았다
성탄절에 교회에서의 행사초대장을 겸한 카드라,
교회에 다니지 않는 나로서는 조금은 부담스럽다.
아마 교회에 다니지 않는 나를 전도하기 위해 아내가 아들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일 것이다.
다소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어쨌거나 모처럼 받아보는 크리스마스카드라 반갑다.
예전에는 12월이면 카드와 연하장 쓰기에 꽤 바빴는데 말이다.
그런데 올해 12월은,
유난히 썰렁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거리마다 울러 퍼지던 크리스마스 캐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저작권료의 여파라 하지만,
그것보다 서민들의 경기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국민의 70% 이상이 정부에서,
국회 탓만 하는 정부를 믿지 못하는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까?
매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어도 웃지 못하는 국민들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다.
아무리 날씨가 따뜻하다 해도 겨울은 늘 춥게 느껴진다.
게다다 요즘은 중국 발 스모그로 시리도록 청명한 겨울 하늘은 보기조차 힘들다.
기업들은 한편으로는 청년들을 채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쫒아내고 있다.
그러니 취직을 해도 하지 못해도,
고용불안은 늘 마음에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이 작금의 고용실태다.
이러니 이 어찌 마음이 춥지 않을까?
그러나 돌이켜보면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긴 했다.
지금은 취미생활로 주말이면 산에 갈 수도 있고, 가족들과 휴가도 보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공휴일은 물론이고 명절 턱 밑까지 일했던 예전에는 감히 생각지도 못했다.
지금도 어떤 친구는 “넌 일요일도 없냐?”라고 비아냥거려도,
그 덕에 거의 30년을 한 직장에서 버틸 수 있었다.
최소한 직장 일만큼은 부끄러움이 없다.
아마 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세대에는 나라와 회사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나라와 회사가 잘 돼야 나 역시 잘 될 수 있다는 인식이나,
사회정의를 지키는 것은 사람의 본분이라 믿었다.
그러나 이젠 한해가 거듭될수록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간다.
대책을 세울 수조차 없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뿐이다.
교수신문에서 선정한 올해의 사장성어가 혼용무도(昏俑無道)라고 한다.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태에 대처하는 정부의 무능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일 것이다.
그런데 올 12월은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과 야권의 <탈당>,
그리고 여당의 <험지>라는 말이 캐럴처럼 유행하고 있다.
명분은 모두 국민을 내세우지만,
정작 그들에게 국민은 있는지 어디 한번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다.
병신년인 2016년에는 우리 모두에게 정의와 희망이라는 말이 회자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 낙 서 장 > 삶의 낙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 그리고 2016년에는....... (0) | 2015.12.31 |
---|---|
잘못했습니다. (0) | 2015.12.28 |
골프와 와이프 (0) | 2015.12.22 |
내 나이 오십 다섯 해를 보내며 (0) | 2015.12.08 |
그리움의 파편 (0) | 2015.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