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부부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는,
신혼 때와 자식들도 성년이 되어 모두 떠난 뒤, 부부 둘만의 황혼의 시기가 아닐까 싶다.
신혼 때는 육체적인 사랑이 주(主)라면, 중년의 시기에는 정신적인 사랑이 주(主)가 될 것이다.
욕망이기보다는 그동안 함께 함으로 생겨난 고마움과 감사하는 마음일 것이다.
신혼 때에 갖지 못한 마음의 따뜻함도 말이다.
아마 이 때쯤에야 비로소,
가슴으로 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 어렵기만 하던 사랑의 감정이나 표현도 조금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열정이 사라지고 부드러움을 보일 때, 비로소 자신의 사랑을 진정으로 느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비록 뱃살이 나오고, 머리카락은 듬성듬성 하얘지고, 눈가로 주름살이 자글자글해져도,
그 모습조차 귀엽게 느껴지고, 함께 존재하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저 행복하고,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될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소중함을 절감할 때가,
사랑하기 좋은 딱 좋은 나이가 아니겠는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중년을 넘어 노년에 가까워지면 사랑이란 감정조차 잘 느끼지 못한다.
혹자 그런 마음이 있다손 치더라도, 상대방이 받아주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선뜻 다가서지도 못한다.
이미 사랑을 넘어 추억이 만든 그리움으로 변해가기 때문이다.
때로는 가슴으로 이런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감사한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의 욕망은 젊음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작년부터인가 노래방에 가면,
이 방 저 방에서 많이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는 중년에게서 가장 인기 좋은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이다.
예전 탤런트 김영옥이 능청스럽게 이 노래를 흥얼거리던 기억이 난다.
그 노래의 마지막 가사가 바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인데,
왠지 요즘 나의 가슴에 진하게 다가온다.
사랑에 나이가 무슨 상관있겠는 가만은,
나 역시 이젠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내의 소중함이 느껴지는 날이 많다.
야이~ 야이~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
마음은 하나요 ~/ 느낌도 하나요 ~/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눈물이 나네요 ~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거울 속에 비춰지는 자신의 늙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진하게 다가오는 인생이 허망함과 자신의 초라함에 왠지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된다.
마음만은 건강하고 젊게 살고 싶어 하지만,
거울 속에는 어느 사이엔가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화장을 하고 머리를 염색해도 젊게 비춰지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때늦은 후회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버스는 죽음이란 종점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는 것을.
오십이 넘어서부터,
매일매일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사히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오십을 넘으니 주변에 왜 그리 아픈 사람도 많고 죽는 사람도 많은지.......
부유한 사람이든, 아니면 가난한 사람이든,
어느 가정을 막론하고 문제 하나 안 가지고 사는 사람도 없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삶의 고통과 어려움들이 눈에 들어올수록,
그 가치를 더욱 들어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지금까지 누군가 곁을 지키며 함께 해준 사람이 있다면,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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