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사람은 말로는 변하지 않는다.

소우(小愚) 2014. 3. 20. 14:03

  ◆ 사람은 말로는 변하지 않는다.

 

   나는 때때로 생각한다.

   나는 정말 지금 상황에 만족하고 사는 걸까?

   아니면 정말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그렁저렁 사는 걸까?

   누군가에게 떠밀리듯 마지못해 아무런 의욕이나 희망도 없이 단지 살기 위해서 사는 건 아닐까?

   때때로 이렇기 삶에 대해 무기력함을 느낄 때마다 왠지 가슴이 쓰라고 몸서리 처진다.

 

   정말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매일매일 내가 사는 모습을 바라보면,

   거의 모든 날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모습이 그다지 보이지 않음도 사실이다.

   아침에 모닝콜이 울리면 기계적으로 세면을 하고 옷을 입고 회사로 향한다.

   그리고 돌아오면 샤워하고 밥 먹고 TV를 시청하다 잠을 자는 일상이 변하지 않는다.

 

   어쩌다 회식이나 모임자리가 있으면 모를까>

   거의 매일 매일이 집과 직장을 오가는 틀에 박힌 삶을 산지도 벌써 30여년이 가까워진다.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어도 실패가 두렵고, 

   분명 변화를 원하면서도 지금의 평화가 깨질까 두렵다.

 

   이렇게 마음에는,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음에도, 

   현실이란 벽에 가로막혀 그대로 멈춰있음을 자각하고 있다.

   정말 내가 미래를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나는 때때로 소원한다.

   진실로 어느 누구 강제로라도 나를 변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열정의 젊은 시절처럼 한순간도 멈춰있지 못하고 이곳저곳 바빴으면 좋겠다.

   비록 성과는 없더라도 남들이 보기에,<저 사람은 정말 열심히 사는 구나!>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공연히 이것저것 따지고 재다 정작 서야 할 곳,

   도와줄 곳조차 외면하는 어리석음에, 언제부터인가 난 늘 후회하곤 한다.

 

   인간적인 매력으로만 사람을 사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재미있고 유머나 위트가 넘쳐나도 너무 공짜만 남발하면 그 만남은 오래갈 수 없다.

   다른 사람이 한번 살 때 두서너 번 살 정도여야 그나마,

  <그 사람 참 괜찮다.>란 말을 친구로부터 들을 것이다.

   조금은 천박한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여유는 곧 돈이요, 돈이 곧 우정이며 사랑이 아니가 싶다.

   돈 돈 한다고 욕하면서도 정작 그 돈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에 우린 이미 살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말로서는 변하지 않는다.

   입으로 아무리 아름답고 좋은 얘기를 해도 그것은 허울에 불과하다.

   현실에 안주해 버린 채 남 탓이나 신세 한탄만 해서는 나의 현실은 언제나 제자리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생각과 의지가 있어야 몸 역시 변화의 의지를 받아들이고 실천으로 옮길 수 있음도 말이다.

   분명 먼저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하루가 지나면 같은 자리에 서있다.

 

   흔히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운명을 믿게 된다고들 한다.

   사람은 부끄러워서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을 입음으로써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성경을 보더라도 이브가 선악과를 먹음으로써, 세상의 온갖 고통과 욕망을 알게 되는 것처럼,

   욕망을 쫒고 또 그 욕망을 다스리며,

   사랑과 슬픔을 통해 자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인생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이미 그것을 다 가지고 살면서도,

   이렇게 또 욕망이 던진 새로운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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