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0년 가을 등산 / 설악, 남교리코스

소우(小愚) 2010. 10. 17. 10:52

 

 

 

 ▷ 2010년 가을 등산 / 설악, 남교리코스

 

 ◇ 등산코스 : 장수대-대승령-복숭아탕-남교리                 

 ◇ 소요시간 : 7시간 30분      ◇ 등산길이 : 11.3 km   

 ◇ 동행 : 김동근, 어순남, 정순교, 최종림, 최향월

 

  모처럼 설악의 장엄함과 오색으로 물들어가는 단풍을 만나고자 설악산을 찾았다.

  그동안 산행을 하면서 대청봉을 중심으로 서부능선 탐방을 시작한 후,

  이번 남교리코스를 탐방함으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어제 야근 후,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겸해 술을 곁들이 보니 그만 밤 1시가 넘어 버렸다.

  이곳 강릉에서 5시에 출발 약속은 한 처지라 집에 돌아와 눈을 부치자 말자 일어나야 할 처지에 놓였다.

  다행이 새벽에 눈을 뜨니 4시 50분을 가르치고 있었다.

  부랴부랴 세수를 하고 부산을 떨었지만 약속시간은 이미 5분을 지나 있었다.

  시내를 돌며 일행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서둘러 설악산 오색에 도착했지만,

  벌써 6시 30분이 지나버렸다. 

 

 

 

 

  하지만 오색 대청봉 들머리에 그렇게 많던 택시는 보이지 않는다.

  조금 기다려 빈 택시를 앞세우고 한계령을 돌아 들머리인 장수대에 일행을 내려놓고,

  날머리인 남교리의 십이선녀탕 공원 주차장에 주차 후,

  택시를 타고 장수대로 돌아오니 7시가 지나버렸다.

 

  간단히 등산 준비를 마치고,

  출발한 시간은 7시 30분, 산이라 아직 어슴푸레한 어둠이 가시지 않았다.

 

  일기예보 상 오늘 날씨는,

  대체로 맑을 거라 예상 했으나,

  이 곳 장수대 주변은 흐릿한 안개로 뒤 덥혀 있어,

  대승령을 오르는 깎아질 듯 위험천만한 철계단을 오르며 감상할 수 있는,

  이 곳만의 푸른 소나무의 광활한 풍경을 볼 수 없어 너무나 아쉽다.

 

  어제 술을 마셔서인지,

  입에서 술 냄새가 아직 가시지 않은 듯,

  등산을 하고는 있지만 온 몸은 그저 허우적거릴 뿐이다.

  오늘의 산행을 위해 주변의 산을 다니며 다리 힘을 길렀으나

  역시 설악산의 등정은 쉽게 정상을 허락하는 법이 없다.

 

 

 

 

 

  대승폭포를 지나면,

  단풍지대가 나오는데 왠지 올해의 이 곳 단풍이 곱지 않다.

  대승폭포와 장수대 구간은 거리상으로 약 2Km 정도 떨어져 있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장수대는,

  1959년 옛 한계사가 있던 절터에,

  6.25 전쟁 때 전사 한 병사들의 명복을 빌고 넋을 달래기 위해 지어진 산장으로,

  그 이름을 장수대라 하였으며, 내설악에서도 기암절벽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이다.

 

  2시간여를 거쳐 대승령에 올랐지만,

  너무 안개가 짙어 설악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없다.

  게다가 소나기가 쏟아질 듯 안개에 가려진 하늘에서는 후두둑소리를 지른다.

 

  이 곳에서 물소리가 들리는 계곡까지 가는 길은 짙은,

  안개의 바다를 걷는 기분이라 주변 경치의 감상은 고사하고,

  낙엽이 썩어 인분 냄새를 짙게 풍겨 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높게 솟은 산을 내려와서인지,

  물소리가 들리는 계곡에 이르자 점차 안개가 사리지고 주변 형상이 뚜렷해진다.

  비로소 이 곳 남교리코스의 진수를 볼 수 있는 봉숭아탕과,

  십이선녀탕의 아름다운 폭포와 만나게 된다.

 

  십이선녀탕폭포는,

  12개의 탕을 이루고 있다하여 십이선녀탕으로 불리지만,

  실상 8개의 폭포만이 뚜렷하다.

  84m의 계곡에 폭포와 탕이 연속으로 이어진 이 십이선녀탕 중 백미로 꼽히는 것은,

  제일 위에 있는 탕인 복숭아탕이다

 

  이 십이선녀탕 코스는,

  구간이 매우 길고 중간에 대피소가 없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복숭아 탕에서 십이선녀탕 안내표지판이 서 있는 곳까지는,

  낭떠러지기 절벽이라 항상 조심해야 한다.

 

  괜한 영웅심로리,

  난간대를 붙잡고 이동하지 않고 그냥 오르려는 위험한 행동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십이선녀탕 계곡은 길이가 길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크므로,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한 후 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

 

 

 

 

  밤이면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하고 갔다는 십이선녀탕은,

  설악의 계곡 중 가장 예술성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특히 긴 계곡만큼 쪽빛의 아름다운 물과 붉은 단풍의 어울림은 환상의 극치를 보여준다.

  선녀탕 경사를 지나 날머리까지 약 3km에 이르는 계곡길은,

  단풍과 계곡의 경치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편안한 등산코스라 일요일이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