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사람 사이의 거리

소우(小愚) 2013. 4. 5. 10:01

            ▶▷사람 사이의 거리


               누구나 살면서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한두 명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소 본인은 그리 인식하고 살지는 않지만, 그 친한 정도도 차이가 있음을 알 것이다.

               말로는 <내 목숨과 같은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막상 그 사람이 어려움에 처하면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분명 그래서는 안 되지만 이런저런 핑계만 대면서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웃길지는 몰라도 이것이 나와 그 사람 사이의 거리다.


               사람사이는 늘 이렇게 거리감이 존재한다.

               한집에서 이불을 덥고 사는 부부사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거리감은 어쩌면 사람사이의 거리가 아니라 마음의 거리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을 것이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오래도록 만나지 못하다 만나면 왠지 모르게 낯설게 느껴지는 것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느 누군들 친분이 있는 사람과 멀어지고 싶겠는가?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돈을 벌어 삶을 유지할 수밖에 없고 책임져야 할 몫이 있기에,

               마냥 정에 매달려 사람으로써의 도리를 외면하거나 회피할 수는 없다.

               이렇게 다른 환경에서 오는 삶의 방식이나 생각의 차이 또한 거리감을 만드는 주요 요인일 것이다.

               내게는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사소한 것일 수 있는 현실적인 괴리감도 무시하기 어렵다.


               어려울 때 함께 웃고 울어준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의 전부가 되지는 않는다.

               평생이라든가 영원이라는 말은, 어쩌면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말이지,

               반드시 그 말을 지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이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함께해주는 것이다.

               알다시피 평범한 일상에서 누군가를 속이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걸리면 다르다. 

               평상시는 그냥 넘어갈 일도 공연히 마음이 상하는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희생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처럼 상대방을 위해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기꺼이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사람이 사람을 속이기보다는 돈이 사람을 속이는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정으로 사람을 사귀면, 정이 돈독해지는 만큼 사람 사이의 거리도 줄어들겠지만,

               세상이 각박해진 요즘은 정만으로는 힘들다.

               가족에게마저도 진심어린 말보다는 돈이나 선물 같은 물질적인 것들을 더 선호함을 우리는 이미 실감하고 있지 않는가?


               사람 사이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요인 중 하나는 자존심이다.

               자존심을 서로 내세워야 하는 사이라면 그 사람은 이미 소중한 사람이 아니다.

               진심으로 서로 친하고자 한다면 쓸데없이 자존심을 내세워 스스로를 방어하는 어리석은 짓은 버려라.

               무엇을 바라지도 원하지도 말고 해바라기처럼 한눈팔지 말고 그저 그 사람만 바라보라.

               사람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도 멀게도 하는 것은 바로 자신임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