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자존심(自尊心)

소우(小愚) 2013. 3. 29. 13:41

 자존심이란 스스로의 가치나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이다.

 따라서 자존심은 다름 사람 아닌 바로 나에게 향한 마음인 것이다.

 그러므로 남의 형편을 살피거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자신의 가치나 품위가 옳다면 그것을 지켜 가면 되는 것이다.

 주먹을 쥐면 손가락이 자신을 향하는 것처럼 자존심은 나를 향한 요구다.


 잘못하면 평균(平均)이 주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정도를 살필 때 평균치를 저울질해보지만 그것은 그저 삶의 위안일 뿐이다.

 왜냐하면 자존심은 평균치에 의해 계산되는 것이 아니라, 비교대상인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즉 내가 나의 형편을 살펴 하지 못하는 것들을 상대방은 거침없이 해 낼 때 공연히 자격지심에서 오기 쉽다.

 특히나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사람 하는 사람 앞에서의 비교는 더더욱 더하다.


 자존심은 대부분 남에게서 도움을 받을 때보다 내가 도와주지 못할 때 더 많이 상한다.

 왜냐하면 남을 도와주지 못한다는 것은, 내게 그만큼 약하고 능력이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존심을 너무 내세우는 사람은 마음이 닫힌 사람이기 쉽다.

 사람은 약하기에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고, 함께함은 어쨌거나 내가 아닌 다른 그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꺼운 마음으로 남의 도움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자신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것이다.


 내게 가까이 있는 일일수록 남이 대신 할 것은 없다.

 내 힘으로, 내 땀과 노력으로, 정성을 다해 차근차근 하나씩 해 나가면 된다.

 내가 할 수 있음에도 남에게 부탁하거나 의지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그래야 내 삶이 내 것이 될 수 있으며, 최선을 다해 노력했음에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스스로 그 모자람을 용서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을 속이는 이런저런 핑계나 나태에 빠져,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자존심 운운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에 불과하다.


 자존심이 상하지 않으려면 먼저 자신에 대한 냉정한 검증이 필요하다.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잘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모든 일에 대해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나,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이 못하는 일도 가능할 때가 있고, 내가 하지 못하는 일도 다른 사람은 가능할 때가 있음을 인정하라.

 자존심을 나를 상하게 하는 도구로 쓰기보다는 나를 일깨우는 촉매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살다보면 거의 억지에 가까울 정도로 자존심을 내세울 때가 있다.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스스로 인정하면 무너질까봐 억지를 쓰는 것이다.

 자존심도 내게 도움이 되어야지 마이너스를 가져온다면, 그것은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가치나 품위에 역행하는 짓이다.

 거름이 되지 못하고 말로 세울 자존심이라면, 차라리 그 자존심마저 없는 것이 자신의 삶에 도움이 더 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자존심은 바로 나를 위한 요구이므로 나를 올곧게 하기위해서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