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사랑이란 이름에게 (2)

소우(小愚) 2011. 12. 6. 09:39

 

 

 

 

 후회하지 않습니다.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내게 주어진 하루란 일상처럼 그저 당신을 사랑합니다.

 무슨 숙명이니 운명이니 하는 말보다,

 평소에 하는 나의 마음과 행동이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입니다.

 원망이니 미움이니 하는 말보다 끝없이 믿고 따르는 사랑이고 싶습니다.

 

 의심일랑,

 하고 싶지 않습니다.

 딱히 나를 위해 그 무엇을 해주지 않아도,

 나를 향한 당신의 몸짓만으로 충분합니다.

 당신은 장미처럼 아름답고 열정적이지는 않지만,

 담백한 들꽃처럼 언제나 변함없이 은근합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늘 좋은 향기가 나서,

 다가가기만 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목련과도 같기에,

 언제나 난 당신이 깔아놓은 향기 나는 당신이 만들고 꾸민 세상에 누워,

 영원히 당신을 기다리는 노예입니다.

 

 나는 언제나 당신의 해바라기입니다.

 당신의 손짓 하나에, 미소 한 번에, 웃고 웃는 철없는 아이가 되어 버립니다.

 가슴이 아프다는 것이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을 생각하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 것 같고, 심장을 누가 찌르기라도 하듯 아파옵니다.

 어쩌다 당신을 지킬 힘이 없어 당신을 힘들게 할지라도,

 나의 사랑마저 그렇다고 믿지 말아 주십시오.

 

 능력이,

 사랑의 전부이지는 않아도,

 필요충분조건임을 어찌 몰랐을까요.

 어렸기 때문에 세상에 대한 앎이 부족하여,

 사랑은 마음만으로 하는 것이라 알았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내 영혼이 늘 그대를 향해 있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부딪혀 아파봐야만 새로운 세상을 아는 것처럼,

 사랑을 모르는 것 역시 당연함에도 그것은 사랑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언제부터 사랑이 남겨준 여운이 쓸쓸함으로 남아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나는 언제라도,

 당신의 옆에 나란히 누워있는 인형이고 싶었습니다.

 설령 이로 인해 심장이 타들어 갈 것 같은 아픔에 몸을 가누지 못해도 말입니다.

 당신을 바라보기만 해도 눈물이 가득 차 상처가 덧나고 쓰릴지라도,

 당신의 부드러운 손길만 머물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감내하겠습니다.

 

 당신의 채취가 묻은 때가 더러워,

 어느 날 방구석 쓰레기통에 던져진 인형인 듯,

 당신의 손을 놓지 말아 주십시오.

 언제까지 당신 곁에서 화가 나면 두드리고,

 슬프면 푹 파묻혀 위로가 되는 인형이고 싶습니다.

 

 사랑은,

 자신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등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으로 믿고 등을 맡길 수 있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마주보는 레일처럼 서로를 바라보거나 등을 기대고,

 상처와 행복을 나누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새장속의 새가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반드시 자유롭지 않은 것처럼,

 나의 행복은 당신에게서 얻어지는 가치가 절대입니다.

 

 시인의 시상 속에서나,

 작곡가의 멜로디가 되기보다는,

 그저 당신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사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나의 사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보고 사랑의 감정을 잊으라시면,

 그것은 아마 죽음이 육신을 거둬가는 순간일 것입니다.

 

 비록 수많은 사람들이 하는 사랑이지만,

 나로 인해 맺어진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들을 어찌 가볍다 할 수 있겠습니까?

 한 때일지라도 당신은 나의 전부였고, 삶이였으며, 미래였기에,

 내가 당신을 잊음은 순간일 뿐이지 영원일 수는 없습니다.

 내 기억 속에, 어느 날 문득 들린 곳에서조차 당신과의 추억이 존재하는데,

 어찌 당신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잊음이,

 잊혀짐보다 차라리 편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잊을 수 있고 잊힐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사랑이었노라> 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헤어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리움이 사라졌을 때 끝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어가,

 모천으로 회귀하는 것처럼,

 진정한 사랑은시간이 더해질수록 옅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진한 그리움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사랑하기는 쉬워도 사랑을 지우기란,

 어쩜 평생을 보내도 어려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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