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다시 못 볼 줄 알았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내가 그대를 간절히 보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삶이란 다른 세상 속에 속해 있어, 그것을 외면하지 못함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그대는 그렇게 영원히 내 마음속에서 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우연히, 헐벗은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찾아간 그 곳에서,
마치 약속한 것처럼 만날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그러나 역시 그리움은 그리움으로 남아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인가 봅니다.
보자말자 알아볼 수 있었지만, 이미 그 사람은 내 그리움 속에 남아있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그대와 나의 허락된 시간은 끝나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직도 그대를 내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사람이 내 인생에 들어온 순간부터, 내가 죽어서 영혼이 남아있는 순간까지 떠나보내지 못할 런지도 모릅니다.
이미 모습은 변하고,
곁에 있는 나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다른 세상의 사람으로 살아간다 해서 나마저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나의 보잘것없는 자존심이나 그리움이 옅어져서도 아닙니다.
그 사람에게는 이미 내가 잊혀진 사람일지라도,
기억 속에 남아있는 사람조차 부정하면서 까지, 나의 인생에 대해 눈감을 수는 없습니다.
강물이 흘러가고 계절이 바뀌듯,
그대가 내 곁을 떠나갔을 때, 그대에 대한 나의 그리움 역시 같이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기에 , 눈을 감아도 그대는, 나의 영혼이 되어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는데, 잠재된 기억마저 깡그리 지워지지는 않는 가 봅니다.
그대가 새긴 화인인양 살아가는 동안 내내, 어느 날 마치 우연처럼 나타나 그리워지는 것을 전들 어찌하겠습니까?
단지 나의 욕망에 의해 스쳐지나갈 인연인 줄 알았는데,
이토록 내 가슴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는지 어찌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그래서 이제는 지우기보다는, 잊기보다는, 차라리 가슴 저리는 그리움을 선택하겠습니다.
매일 후회의 눈물을 흘릴지라도 말입니다.
그리움은 오래묵은 장맛처럼 시간이 더할수록 더 은은해져 갑니다.
그리움은 그저 단순히 보고 싶다는 감정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마음속에서, 싸우고 싸워, 버리고 버린 뒤, 숙성된 마음의 소리입니다.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함께 했던 사람이 대상이 되어 생기는 마음의 하소연입니다.
그렇기에 그리움은 헛된 욕망이나 삿된 욕심으로는 절대 생기지 않습니다.
나의 그리움은 단지 그리움으로 남아있을 때, 더 가슴 아리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움은 마음의 변화가 만드는 불청객인지 모르겠습니다.
거리를 걷다가, 아니면 무슨 행동을 하다, 지난 추억이 겹치는 순간 나타나는,
보고 싶거나 만나고 싶은 마음의 애절함이 바로 그리움입니다.
그래서 한번 맺은 인연은 헤어졌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잠시 동안 마음속에서 사라진 것뿐입니다.
이처럼 그리움이란, 마음에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닭이 알을 품듯이 마음으로 품어야 하는 것입니다.
비록 조금은 센티해지고 아쉬워도, 오래도록 그리워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내 가슴에 그리움이 내리는 날이면,
왠지 모를 두근거림에 가만히 가슴을 쓸어내려야 합니다.
어디 달아나는 것도 아닌, 항상 나의 마음에 머무르는 존재임에도, 무엇인가 잃어버린 것처럼 안절부절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 항상 무언의 대화를 나누지만, 행복하기를 확인하고 싶은 욕망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미 각자의 인생이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음에도, 이렇게 인연은 끈을 놓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오늘도 난 그렇게 외로움이란 추위때문에, 그리움이란 이불을 덮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철없는 아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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