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 종일,
침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왜냐하면 전날 망니(사랑니)가 성을 내더니,
기어이 탈이 나 밤새 아파와 한숨도 못 잤기 때문이다.
요즘 조금은 욱신거리기는 했지만 심할 정도는 아니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기에,
토요일이고 해서 직장 동료와 술을 먹었더니 그만 덧나 버린 탓이다.
진통제의 도움 없이 참으려고 했으나,
점점 더 통증이 심해 처음에는 한 알을 먹었지만 가라앉지 않아,
거듭 두 알을 더 먹고서야 겨우 잠시 견딜 수 있었으나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난 어린 시절부터,
다른 형제자매들에 비해 유난스럽게 치통을 많이 앓았다.
왜냐하면 어머니를 닮아 이 뿌리가 얕고 전체적으로 부실했다.
또, 치아 관리에 있어서도 무지했었다.
워낙 찰 촌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이를 닦으려면 왕소금을 빻아서 손가락에 묻혀 닦는 것이 유일했는데,
그나마 소금이 귀해서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거의 이를 닦지 못하고 다녔던 것 같다.
지금은 상상조차 학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칫솔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던 그 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가 아파도,
병원은 엄두조차 낼 수 없었기에,
가라앉을 때까지 참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열이 나고 퉁퉁 부어버린 볼을 감싸고 땅바닥을 뒹굴며 몸부림치다 지쳐 잠들기도 했다.
차가운 물을 머금고 있으면 조금은 통증이 가라앉곤 했지만,
붓기가 빠져 조금 괜찮으면 그만이었다.
그러다 심하면,
장 날 부모님을 따라가,
야매인 엉터리 의사에게 신경을 죽여 통증을 없애고는 했다.
그러다 새 이가 새로 나왔지만 워낙 선천적으로 이가 약해서인지,
새로 나온 이 역시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이제는 성한 이보다,
망가진 이가 더 많아 치과에 가기가 싫다.
몇 년 전에 치석도 제거하고 치료도 했건만 이젠 몇 개 남지 않은 이마저 말썽이다.
한마디로 이가 빠진 부분의 윗니가 내려앉아 임플란트를 하기도 그렇고,
부분 틀니를 하기도 어정쩡 해버린 상황이라, 이젠 견적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다.
주기적으로 치과를 다니면서,
치아관리를 해야 하는데 그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돈도 돈이지만, 이 치료는 작은 부분이라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이젠 친구들도 다들 나이가 있는지라 정도의 차이일 뿐, 너도나도 이 때문에 난감해 한다.
이미 풍치로,
어쩔 수없어 틀니를 한 사람도 있고,
아직도 어린시절 그 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친구도 있다.
치아의 건강이 오복 중에 하나라는 말처럼,
어느 정도는 타고나야 하는 것이 맞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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