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여름나기

소우(小愚) 2010. 7. 31. 16:45

 

 

 

 

 

 

◇ 여름나기

 

정말 요즘은,

깊은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열대야가 심하다.

비싼 전기료 탓에 마음대로 에어컨도 틀어놓을 수 없고,

그렇다고 사람이 무서워 창문도 열지 못하니 그저 견디고 넘어가야 할 뿐이다.

 

밤이 되면 밖의 기온은 다소 떨어지기에,

바닷가로 공원으로 달려 가보지만 그것 모두 임시방편일 뿐이다.

그래서 삼복이면 더위를 이겨낼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몸보신에 좋다는 영계백숙과 염소나 오리고기에다 보신탕을 찾아다니게 된다.

하지만 이열치열이라고, 더위는 깡다구로 이겨내는 것이 최고의 피서법이다.

 

여름은 여름다워야 하고,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고들 한다.

이 말은 여름은 더워야 곡식을 비롯하여 각종 과일들의 결실을 가져올 수 있고,

겨울은 추워야 각종 병충해로부터의 피해가 줄어들어 이듬해 풍년이 든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적당히 덥고 추웠을 때의 얘기다.

요즘처럼 곡식이 타서 말라죽을 정도로 폭염이나,

재해를 남기는 폭우 또는 폭설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과학적인 영농법이 도입되어도,

대자연의 조화에는 무기력 할 수밖에 없기에,

농부의 마음은 자신이 지은 농작물이 결실을 맺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기까지 언제나 안절부절 못할 수밖에 없다.

 

농부의 이런 마음과 마찬가지로,

사람 역시도 여름을 잘 보내야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

배짱이의 교훈처럼 덥다고 시원한 곳을 찾아 무위도식한다면,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인생 역시 남에게 뒤쳐져 가게 될 것이다.

 

다 알다시피,

평탄하고 바른 길을 걸어갈 때는 함께 가는 사람들하고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항상 가파르고 험난한 장애물을 만났을 때 ,

얼마나 슬기롭게 넘기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다.

 

장애물을 그냥 넘겨서는,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

장애물을 넘기는 과정에서 그것을 이겨내는 요령과 경험을 얻어야,

같은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주어진 일에 매진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더위를 이겨낸다는 상투적인 말은 하지 말라.

그렇다고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낼 기회마저 내동이칠 수는 없지 않는가?

하지만 중요한 것은 덥다고 웅크리고 있어서는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시간이 흐르듯,

기회 역시도 어김없이 내게 다가오기 마련이므로,

무더위 중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해 놓아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들녘에 나가보면,

나무들과 농작물들은 더위에 움츠리지 않고,

더 짙푸른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라는 아이들도 덥다고 한 곳에 머무는 법이 없다.

끊임없이 자신들만의 놀이에 취해 그렇게 뜨거운 한 낮의 더위도 잊고 있지 않는가?

 

아이들처럼 더위를 잊기 위해서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주어진 일을 즐겨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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