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기나 했을까?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은 화가 난 줄 아네.
말을 안 하면 사람들은 삐친 줄 아네.
저마다 사는 것이 인생인데 뭐가 그리 궁금할까?
한여름 날 아침 소리 없이 덮인 물안개처럼
조용히 머물다 사라져도 좋을 그런 사람이고 싶은데,
사람들은 왜 나를 내버려두지 않을까?
꾸미지 않아도 홀로 존재하는 것이 사람인데,
욕망으로 포장된 가식의 가면을 써야
그제야 나를 아는 척 할까?
마음은 무너져도 곁으로는 알 수 없듯이,
사람들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알 수 있다는데,
세월을 돌아 만나면 우린 서로를 알기나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