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하나의 베개

소우(小愚) 2009. 12. 11. 11:02

 

       ▣ 하나의 베개

 

 

 

 

 

  하나의 베개를 사용함은,

  서로에 대한 사랑의 배려다.    

 

  부부는,

  사랑이 충만한 신혼 때에는,

  하나의 베개를 쓰다가 아이가 태어나면 각각의 베개를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30대에서는 싸우면서도 하나의 베개를 고집하나,    

  나이가 들고 늙어갈수록 각자의 베개를 차지하고 사는 것 같다.    

 

  이불도 또한 마찬가지다.    

  신혼 때에는 하나의 이불을 덮고 자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차 각자 다른 방에서 각자의 이불을 덮고 잔다.

  어른들 말씀에 싸우는 소리는 집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아야 하고,

  싸우더라도 잠을 잘 때는 한 이불을 덮고 자라 했다.

 

  부부는 돌아서면 남과 다를 바 없다.

  한 이불을 덮고 자라함은 최소한 서로의 거리를 좁힐 기회를 갖어야 함을 의미한다.

  심하게 싸웠더라도 부부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가슴에 쌓인 앙금을 없애고,

  대화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소 불편하고 힘이 들어도 서로를 마주보고 잠을 잔다는 건 바로 서로에 대한 배려다.

 

 요즘 모임에서,

 부부의 대화를 들어보면,

 절반의 부부는 각각 다른 방에서,

 각자 다른 베개와 다른 이불을 덮고 잔다는 사실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사랑의 열정이나 잠자리가 소원해진 측면도 있을 것이나,

 실상은 서로의 마음이 그만큼 멀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각자 부부라는 이름으로 같이 살고는 있으나,

 실상은 남남과 같은 부부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자식들이 출가한 뒤 둘이 남았을 경우,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는 개연성을 갖고 살고 있는 것이다.

 

 이해한다는 것과 

 무관심은 엄영히 다른 것이다.

 하나의 베개 하나의 이불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40대는,

 이런저런 위험으로부터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밤새 <안녕>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같은 베개를 쓰고 같은 이불을 덮고 자게 되면,

 상당한 부분 급작스러운 이런 위험으로부터 예방할 수 있다.

 

 같이 자면,

 싫으나 좋으나 서로의 숨소리를 듣거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어디가 아프고 어떤 일로 괴로운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아파도 말을 하지 않게 되고,

 그 아픔이 쌓여 서로에 대한 원망으로 변해 버리게 된다.

 

 서로에 대한 사랑은,

 사실 별 것 아니다.   

 아파할 때 곁에 있어주고,

 괴롭고 힘들 때 그 짐을 나누어지려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 

 

 서로를 외면하지 않고,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진정한 사랑이며 부부라 할 수 있다.

 

 

 

 

'^*^ 낙 서 장 > 나의 명상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눈  (0) 2010.01.29
천성(天性)  (0) 2010.01.22
단점이 마음 아픈 이유  (0) 2009.12.05
재치 있게 사는 방법  (0) 2009.12.05
말(言)의 무게  (0) 2009.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