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고향 볼거리

강릉 경포 벚꽃축제

소우(小愚) 2008. 4. 10. 13:27

 

    2008년 4월 4일부터 12일까지 경포대를 중심으로 벚꽃의 

    향연, 축재의 한마당 잔치가 열린다.

    경포의 벚꽃은 사람들의 눈동자에서 피어나,

    여인네의 가슴으로 한겨울 함박눈처럼 내리는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비롭기만 하다.

    붕어의 모양을 닮은 경포호수 주변 수십년된 벚나무부터

    경포대 정자를 둘러싼 수백년된 벚나무들은,

    3월 말이면 하얀 속살을 드러내 4월 초순 경포를 은백색

    으채색한다.

 

    4월이면 강릉시 일원은 벚꽃의 바다다.

    새로 조성된 입암동 거리의 가로수와 아파트 주변의 조경

    수를 비롯하여, 안인으로 가는 국도와 경포대 진입도로로

    이어지는 속초 방향의 국도 역시 아름다운 벚꽃의 내음에

   흠뻑 젖어든다.

   꿀 따는 벌들이 벚꽃을 찾는 모여드는 것처럼, 선남선녀들은 경포의 봄을 거닐며 사랑을 속삭인다.

   입춘이 지나면 사람들 가슴에 봄이 오지만, 벚꽃이 피면 사람들의 눈으로 생동감 넘치는 봄이 찾아온다.

 

    올해 벚꽃 축제는 보다 생동감이 넘친다.

    올해에는 토요일 일요일 오후 7시 한차례씩 벚꽃사이로 음

    악이 흐를 예정이다.

    어제 국회의원 선거일이라 우리의 예쁜 딸은, 친구들과 어

    울려 경포 벚꽃 축제에 간다고 해서 경포호수를 배경으로

    벚꽃이 만개한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 오라고 부탁했다.

    퇴근 후 돌아와 찍은 사진을 보니 맘에 썩 드는 사진이 없

    어 다소 아쉬움을 느꼈다.

    하지만 딸이 촬영한 사진 속에는 온통 제멋에 겨운 딸들의

    예쁜 모습이 벚꽃보다 더 아름답게 피어났다.

    학창시절의 각양의 포즈들은 해맑은 모습을 머금고 있어

    불현듯이 나의 수줍던 학창시절이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학창시절의 데이트는 수줍음 자체였다.

   좋아하는 감정이 있다 해도 둘이 만나는 자체를 꺼리던 시절이라 친구와 친구가 함께하는 만남이 대부분이었다.

   함께 모여서 벚꽃 거리를 걷다보면 서로 좋아하는 상대가 자연스럽게 정해지고,

   남겨진 친구들은 뒤를 따라가며 놀리는 맛 또한 각별했던 것 같다.

   혹여 맘에 드는 이성과 하얀 눈이 내린 듯한 경포호수를 거닐어도,

   함께 가지 못하고 1m이상 떨어져 걸으면서도 얼굴이 수줍게 온통 빨갛게 되고 숨이 헉헉 차도록 말문이 막혀,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여서 그저 앞만 보고 걸었던 기억조차 새롭다.

   어쩌다 손이라도 잡을라치면 땀이 가득차올라 어쩔 줄 몰라 했었다.

   아마 마음속에는 함께 걸어가던 그 소녀가 활짝 핀 벚꽃보다 더 아름다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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