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살아가야하는 이유

소우(小愚) 2016. 5. 12. 11:51

 ○○ 살아지는 것과 살아가는 것

 

 살아가는 것은 나의 의지가 개입된 삶의 모습이고,

 살아지는 것은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나의 삶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습일 것이다.

 열정이 살아 꿈틀거리는 젊었을 때는 대부분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점차 나이가 들고 실패와 좌절의 경험이 쌓여갈수록, 왠지 모르게 살아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처럼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자각이 생길 즈음,

 운명이니 숙명이니 하지 않더라도, 의지와 신념만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피나는 노력을 해도 실패만 거듭하는 사람이 있고,

 그저 숟가락만 얹었을 뿐인데 하는 일마다 성공만 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세상이 도와주지 않으면 나의 인생이 되지 못한다.

 

 흔히들 세상은 노력하는 자를 위해 존재한다고들 한다.

 모두들 자신은 세상을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는지는 자신만은 알고 있을 것이다.

 성공했다고 해서 그 삶이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며, 실패했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것도 아니다.

 많은 일을 계획하고 이루기 위해 노력을 다해도, 막상 성공이라 인정하기도 쉽지 않다.

 

 열심히 한 것만큼 성과가 있고 보람을 느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지난 삶의 흔적을 돌아보면서 도대체 뭐 때문에 살았는지 그 이유를 찾지 못할 때도 많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후회도 하고 반성도 한다지만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만큼 미래는 불투명하다.

 자기 딴에는 꽤 열심히 살아왔는데 말이다.

 

 어쩌면 이 모두가 마음먹기 나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음만으로는 인생이란 그릇에 담길 실체를 만들 수는 없다.

 마음먹은 것들을 행동으로 하나 둘, 때로는 더해지고 덜어져 구체화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살아지는 삶이 아닌 살아가는 삶인 것이다.

 

 그러나 이미 살아온 날도 그렇지만,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 역시 모르긴 마찬가지다.

 내가 했고 또 해야 할 것들이지만 그것이 과연 내 인생인지도 알기 어렵다.

 분명 내 인생은 내가 주인공인데 과연 내가 주인공이었나 싶다.

 나를 사랑해야하는데 늘 원망만 한다.

 

 자신을 사랑해야 은연중 품성도 밝아져 남 보기에도 좋다.

 굳이 삶을 이해하지 않아도,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아도,

 병마나 뜻밖의 재앙이 닥치지 않는 한, 적당히 먹을거리만 주어지면 사는 것에는 지장이 없다.

 그러나 아무리 무탈하고 편안한 삶일지라도,

 내가 인정하고 만족하지 않는 삶은 진정한 나의 인생이라 할 수 없다.

 

 먼저 나를 생각하고, 나를 바로하고, 나를 굳건히 해야 한다.

 나를 생각한다는 것은, 나의 존재에 대한 자각이요,

 나를 바로 한다는 것은, 나의 가치에 대한 자각이며,

 나를 굳건히 하는 것은, 그 가치를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려는 내 마음의 다짐인 것이다

 그것이 살아지기보다는 살아가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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