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느긋하게 살기

소우(小愚) 2015. 6. 23. 12:50

   

 

 

    ◇◇◇  매일 몸을 씻는 사람보다,

                           매일 마음을 씻는 사람이었으면 싶다.

 

     어찌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아마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삶이 아닐 것이다.

     서로 부딪치고, 언쟁하고, 상처를 주고받고, 투덜대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이런 삶이 바로 사는 것이다.

     일이나 대인관계로 상처받기 싫으면, 어디 깊은 산속에라도 들어가 저 혼자 살면 그만일 것이다.

   

     사람이 사람인 이유는 개성이다.

     즉, 개성은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삶의 방식이 다른 것이다.

     눈 뜨면 만나는 가족들도 막상 함께 무엇인가 하려하면 서로 의견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일이나 사람사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분쟁일랑은,

     오히려 즐거움으로 여기며 사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난 느긋하게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나의 느긋함은 조급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갖는 작업이다.

     특별하게 할 일도 없이 공연히 안절부절 못하는 이런 나의 조급합을 고치고 싶다.

     조금 미뤄도 좋을 일을 온통 신경은 그 일에 쏠려있으니 그 어찌 느긋한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이렇게 때로는 안 해도 될 일을 공연히 사서 할 때도 있다.

 

     로마의 철학자이며 정치가였던 M.T 키케로는,

    “오래 살기위해서는 느긋하게 사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지금 내 나이쯤이면 일상에서 해야 할 일 대부분은 이미 정해져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오래된 습관처럼 주어진 하루 일과를 보내면 된다.

     딱히 서두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마음이 느긋하면 모두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그럭저럭 해소된다.

     아침저녁으로 차를 운전하여 출퇴근을 하다보면 특히 느긋한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다.

     마음이 바쁘고 조급하면, 이상하리만치 다른 차들이 서행하거나 끼어들어,

     연신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게 되지만, 마음이 느긋하면 끼어들어도,

    “그래. 바쁘면 너 먼저가라.” 하면서 양보운전을 하게 된다.

 

     여유로운 마음이,

     곧 즐거움임을 믿어야 한다. 

     조급하면 눈앞에 있어도 보지 못하고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빨리가면 목적지에 먼저 도착할 것 같지만, 인생은 삶이란 과정이 쌓여 이루는 것이다.

     느긋하게 자신의 삶을 굳건하게 해야 잘못과 후회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늘 사소한 것들을,

     지나치게 크게 만드는 소질이 있다.

     그래서 벌 것도 아닌 것들을 마치 무슨 큰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경우에 따라 묻혀지는 것도 있지만, 아무리 크고 어려운 문제도,

     세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도 한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처럼,

     때로는 천천히 가는 것이 빨리 가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때도 있는 것이다.

     문제일수록 크게 보면 큰 일이 되고,

     작게 보면 작은 일로 그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쩌면 살아있는 모든 것은 세월이 더해져야 한다.

     싹이 돋고, 잎이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한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처럼, 조금은 느긋해야 시간이 만든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좋은 포도주일수록 오래된 숙성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처럼,

     사람 역시도 시간 속에 익어가야 마음이 따뜻해진다.

 

      매일 몸을 씻는 사람보다,

      매일 마음을 씻는 사람이었으면 싶다.

 

      마음의 느긋함은 바로 인내에서 나오는 것이다.

      자신을 위해 그리고 소중한 타인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비워둘 수 있어야 한다.

      기다림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자신에 대한 절제를 통해 시간적 정신적 여유를 만들어야 한다.

      매일매일 쫓기듯 살아봐야 공연히 피곤하고 건강을 해칠 뿐이다.

      이제 일도 생각도 잠시 놓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