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의무 같은 우정

소우(小愚) 2014. 9. 17. 13:07

◆ 의무가 아닌 마음의 울림이기를......,

 

하루를 멀다하고 청첩장이 날아드는 걸보니 벌써 가을인가보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는 몰라도, 요즘 결혼식에 참석하여도 예전처럼 잘 뭉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바쁜 탓도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모일 구심점이 없어서일 것이다.

동창회 회장이나 필요한 사람이 나서지 않으면 저마다 볼일을 핑계로 쉽게 흩어져버린다.

우정이 우선일 때는 지난 것이다.

 

요즘은 진정한 우정이 없다고들 한다.

그래도 사람사이에는 정이 매개가 될 때 아름다운 법인데,

이익이 되지 않으면 우정도 이용하려고만 든다.

 

실재로 손해를 주는 사람도,

아는 사람에 의해 저질러지는 걸 보면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다.

그러나 지난 시절에 받은 도움이나 쌓은 정을 생각하면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된다.

사정에 의해 잠시 미룰 수는 있어도 말이다.

 

사람은 사람 인(人)의 뜻처럼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것이다.

각자의 삶의 내력을 인생이라 말하지만, 어쩌면 진정한 삶은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삶으로써 얻어지는 것일 게다.

깊은 산중에 혼자 산다고 한들 그 어찌 사람사이의 정을 외면한고 살 수 있겠는가?

삶도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미워하고 질투하는 정이란 놈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안고 살아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내편이 아닌 사람에게는 극히 냉정하다.

마음으로는 따뜻한 정을 그리워하면서도 그 정 때문에 혹여 손해를 볼까봐 주저한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이익에는 민감하게 달려들지만, 시간이 필요한 정에 대한 투자는 나 몰라라 한다.

 

그러나 어려운 일일수록 그 정에 기대고 하소연하게 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정이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유리함을 선점하려는,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쇼>서는 곤란하다.

 

우린 상대방의 부족함만 탓한다.

진정한 친구라면 그 부족함조차 대신 감싸주고 채워주면 되지 않는가?

하나의 가정을 이뤄 같은 삶을 영위하면서도 각자의 몫을 나눠 아옹다옹하는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고 쫑알쫑알 그저 남의 탓만 늘어놓는다.

물론 나 역시 그러는 사람 중 하나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린 항상 고민하게 된다.

정이란 불씨는 함께 있을 때는 뜨겁게 타오르지만 잠시 헤어져도 금새 사그라진다는 사실이다.

함께하는 부부가 아니고서야 잠시 헤어짐은 당연함에도 따지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일상의 소소함에서 오는 작은 행복에 둔감해서인지도 모른다.

마음에 정이 쌓인다해서 표현까지 못해서는 안 된다.

      

사람에게 있어 과거는 늘 후회스럽다.

그렇기에 현실에서 너무 과거의 잘못을 꼬투리잡지 않아야 한다.

세상 어떤 사람도 잘못된 과거가 없는 사람이 없다.  어쩌면 잘못은 성장의 자양분인 것이다.

각자의 삶의 내력을 인생이라 말하지만, 어쩌면 진정한 삶은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삶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우정이 의무가 아닌 진정으로 마음의 울림이기를 바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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