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만들어가는 자.

소우(小愚) 2012. 10. 19. 12:41

 

 

  준비하는 자보다는,

  만들어가는 자가 되어야 한다.

  준비하는 자는 나 아닌 다른 요소에 의해 좌우되지만,

  만들어가는 자는 모든 것이 나의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하는 자는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만들어가는 자는 스스로 그 기회를 찾아가는 사람이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차려주는 밥상을 받기 보다는,

  스스로 밥을 찾아 먹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한번 누군가에게 의지하기 시작하면,

  그만큼 나의 의지의 힘은 잃어가기 때문이다.

 

  준비하는 자는,

  기회를 빼앗겨도 그리 슬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기회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만들어 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기회를 놓쳐도 다시 기회를 잡으면 그만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닮은 사람은 있어도 똑같은 사람은 없듯이, 기회라는 것도 똑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시간이 흘러갔듯 이미 준비해야 할 것이 다르고 그 가치 역시 달라지기 때문이다.

 

  준비는,

  기회를 기다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채워가는 작업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과 병행하여,

  나의 능력 역시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나하나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반복해야,

  새로운 변화가 닥쳐도 능히 그것을 헤쳐 나갈 힘이 생기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어떤 문제를 대하면 더욱 가까이 파고들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애쓰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한발 물러나,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하는 대승적인 눈이 생긴다.

 

  준비만 해서는,

 <나>란 물동이는 늘 비어있을 수밖에 없다.

  만들어간다는 것은 바로 물질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나>를 채워가는 작업이다.

 

  이렇게 나란 물동이를 채우기 위해서는,

 <물>이란 준비된 것들을 <물동이>라는 나에게 채워 넣는 행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라는 말에서 보듯이,

  이처럼 성공이든 실패든, 세상을 향한 모든 출발은 나에게서 비롯되기에,

  준비 역시도 나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살면서,

  우리가 버려야 할 것 중 하나가 자존심과 오만이라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지혜일 것이다.

  지식은 교육이나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지만,

  지혜는 경험의 산물이기에 세상에 대한 경험을 저 혼자 감당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열린 마음으로 대화와 나눔을 통해,

  내게 필요하거나 부복한 지혜를 다른 사람에게서 얻어 와야 한다.

  이렇게 간접적으로 얻은 지혜가 <나란 물동이>에 더해질수록,

  나란 존재의 가치는 커지기 마련이다.

  이것이 사람마다 태어남은 똑같아도 인생이란 도화지에 그린 그림이 제각기 다른 이유일 것이다.   

 

  긍정은 낮춤의 미학이다.

 <그럴 수 있다.>란 가정이 아니라,

  나를 낮춤으로써 다른 것들과 동등한 입장에 서는 것이다.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 역시 먼저 나란 입장을 내세우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를 남들보다 우선순위에 둠으로써,

  남으로부터 대접받고 싶어 하는 욕망의 산물이다.

 

  하지만,

  물이 낮은 데로 흐르듯이,

  내가 먼저 낮은 곳에 있어야,

  <나>란 그릇이 채워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을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나>란 존재를 인식시키고,

  스스로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때로는,

  물동이까지 물을 가져가는 과정에 흘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너무 부어 넘치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나>란 존재가 채워지는 정도에 따라 나의 생각이나 가치 역시 성숙되는 것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이,

  사람 역시 지혜가 깊어질수록 고개를 숙이고,

  낮은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낮출수록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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